분노한 김정은, 해외 검열단 급파·가족 소환령

해외 식당종업원 탈북에 태영호 공사 등 잇단 망명…

실적 부진 해외기관 철수 지시탈북 관련 책임자 총살설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탈북에 이어 태영호 주영 북한공사 등 핵심 엘리트까지 망명하자 중국을 비롯한 해외 각지에 검열단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거주하는 외교관이나 ‘무역일꾼’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소환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김정은은 최근 대사관, 대표부, 무역상사, 식당 등 모든 북한의 해외 파견기관에 도주, 행방불명 등 사건·사고 발생 요인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실적이 부진한 단위는 즉각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보당국도 “이와 같은 정황이 포착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통한 남한 자료 열람을 방지하라”며 “책임자들의 파견 지역 무단이탈과 나머지 인원들의 이동을 금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해외에서의 무단이탈을 막기 위해 파견 대상을 정할 때부터 신경을 쓰지만 이 같은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파견 인력의 활동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가족들을 북한 본국으로 소환하겠다는 것은 북한 내외의 동요를 막고 추가 탈북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한 북한 소식통은 “상납금을 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유 불문하고 전원 철수를 원칙으로 하며 모든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해당 기구 철폐까지 포함한 강력한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외 주재 북한 공관원들 사이에서 “김정은이 엘리트 계층의 연이은 탈북에 격노해 군 보위국에 지시해 탈북을 막지 못한 보안성, 보위부 관계자들을 고사총으로 총살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