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우 인물] 태국 태권도 감독 최영석, 태국에 4회 연속 메달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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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한 지도로 '타이거 최' 별명
경기 후 김태훈은 태국 코치석으로 가 인사했다. “고생 많이 했다”며 그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한국인 최영석 감독(42·사진)이었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태국 태권도를 지도하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날 한프랍은 결승까지 올라가 은메달을 땄다. 태국 남자 태권도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처음이다.이날 한국에 첫 태권도 금메달을 안긴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도 태국 선수에게 질 뻔했다. 김소희는 파니팍 웡파타나낏(태국)과 맞붙은 8강전에서 계속 끌려다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웡파타나낏은 패자부활전에서 이겨 동메달을 보탰다.
풍생고-경원대를 졸업한 최 감독은 선수 시절엔 주목받지 못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태국을 태권도 신흥 강국으로 바꿔놨다. 최 감독은 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태국은 2004년 아테네부터 리우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서 메달(은메달 2개, 동메달 3개)을 수확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말 왕실에서 훈장도 받았다. 호랑이띠인 그는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해 태국에서 ‘타이거 최’로 불린다.
최 감독은 방콕의 국립 까셋삿대에서 스포츠심리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 대학은 최 감독을 스포츠과학부 교수로 영입하려고 교수 임용 규정까지 바꿨다. 태국에선 2013년부터 최 감독의 이름을 딴 ‘최영석컵 국제태권도대회’가 매년 열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