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펑펑 운 신영자 이사장

80억 뒷돈…횡령·배임 혐의

하늘색 수의 입은채 재판 출석

자리에 앉은후 이내 눈물흘려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425호 법정. 하늘색 수의 차림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 수척해진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 8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이사장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맏딸로 롯데 오너 일가 중에선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은 20분가량 걸렸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사가 재판 일정과 쟁점 등을 정리하는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로 피의자인 신 이사장은 법정에 나와야 할 의무는 없었다. 긴장된 표정으로 나타난 신 이사장은 재판부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변호인석에 앉았다. 자리를 잡은 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지 않고 있던 신 이사장은 이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신 이사장 지인들도 함께 훌쩍였다.신 이사장 측 변호인은 “기소 이후 새 변호사가 선임되는 등의 이유로 기록 검토를 하지 못해 변론 준비를 끝내지 못했다”며 “다음 재판 때 공소 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이날 국민참여재판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신 이사장은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40분간 대성통곡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다음날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과정에서 “내가 왜 구속돼야 하느냐”며 검사들에게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