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금융혁신…'블록체인 시대' 연다

중앙서버 없이 사용자 기기로 거래내역 공유

수수료 대폭 낮아지고 공인인증서 필요 없어

보험·증권·카드 묶어 10월부터 서비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핀테크(금융+기술)의 일종인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은행이나 증권거래소 등의 중앙서버에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모든 사용자가 거래 내역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중앙서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뿐더러 거래 정보가 분산돼 있어 해킹 위험도 작다. 삼성은 금융회사 이용자의 거래 수수료를 낮추고 공인인증서 제시 등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삼성이 선도적으로 블록체인 활용에 나서면 국내에서도 이 시스템이 본격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금융일류화추진단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 간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마련해 이르면 10월께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 계열사만이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형태다.삼성은 초기에는 멤버십 포인트 결제, 송금 등 간단한 거래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뒤 전자금융감독규정 등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께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계열사 간 고객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면 본격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삼성 금융 계열사 이용자는 보험 증권 카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종전보다 낮은 수수료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은 24일 열리는 수요사장단회의에 노상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불러 블록체인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블록체인의 유용성에 주목해 2014년 그룹 차원의 연구를 지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IBM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보안 강화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고 삼성SDS는 국내 전문 회사인 블로코에 투자했다.

김현석/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