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음악 켜주고, TV 꺼주고…SK텔레콤 'AI 비서' 누구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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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전용 스피커 출시…IoT 연결 가전제품도 제어“레베카,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를 들려줄래?” “네. 분위기 있는 음악 채널을 틀어드릴게요.” (감미로운 음악이 흐른다.) “레베카, 이 음악이 뭐야?” “윤건의 ‘힐링이 필요해’입니다.”
연내 음식 주문 서비스 가능…T맵 연동 생활정보도 제공
내달까지 9만원대 판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음악을 들려주거나 집안의 각종 기기를 제어해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나왔다. SK텔레콤은 31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성인식 기반의 AI 서비스 ‘누구(NUGU)’를 공개했다. 1일부터 판매하는 같은 이름의 전용 기기(원통형 AI 스피커)도 함께 선보였다. 누구는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와 비슷하지만 한국어에 특화해 음성 인식률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집안 기기도 음성으로 제어
누구는 레베카, 팅커벨, 아리아, 크리스털 등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게 설정할 수 있다. 이름을 먼저 부른 뒤 기기에 원하는 명령을 하면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구글 스마트워치를 작동할 때 ‘오케이, 구글(OK, Google)’이라고 먼저 말한 뒤 원하는 명령을 내리는 방식과 비슷하다.사용자가 “레베카, 신나는 음악을 들려줘”라고 말하면 경쾌한 음악을 자동으로 골라 재생해 주고, “야구장에 갈 건데 내일 인천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인천 지역의 날씨 정보를 검색해 음성으로 전해준다.
SK텔레콤은 누구의 음악 서비스를 위해 국내 1위 음원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와 제휴를 맺었다. 기존 멜론 이용자는 별도 요금 없이 누구의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멜론 미가입자에게는 3개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구는 집안의 다양한 기기도 제어할 수 있다. 조명, 제습기, TV 등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누구의 한국어 인식 성능은 목소리 톤, 억양,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라며 “사용자가 늘어나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기술 개방해 생태계 확대
SK텔레콤은 누구에 인터넷 쇼핑, 배달음식 주문 등의 서비스도 올해 안에 접목할 예정이다. “피자가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새로 나온 도미노피자 OOO가 있는데 주문할까요?”라고 되묻고, 사용자가 “도미노피자 주문 접수”라고 말하면 알아서 주문하는 방식이다.SK텔레콤은 누구에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연동해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담을 계획이다. 또 뉴스와 구연동화 등을 들려주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AI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누구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외부에 공개할 방침이다. 외부 개발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지원단장은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함께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전용 홈페이지(nugu.co.kr)와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누구(스피커)를 판매한다. 가입 통신사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SK텔레콤은 오는 10월 말까지 한정 수량으로 정상가(24만9000원)에서 60% 할인한 9만9000원에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