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보험사 PB] 보험사, 상속·증여부터 부동산 투자까지 '종합 자산관리'

삼성생명, 자산 200억 이상 전담 '패밀리 오피스'
한화생명, 골프·요트 등 고객 세미나 상시 운영
교보생명, VIP 인맥 쌓는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불경기라고 하지만 부자 수는 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성장 추세이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6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지난해 말 21만1000명으로 2014년(18만2000명) 대비 15.9%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476조원으로 2014년 406조원에 비해 70조원 늘어났다.부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경쟁도 뜨겁다. 금융규제 완화로 상품의 판매 장벽이 점차 사라지면서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보험업권이 대표적이다. 상속·증여, 세무, 투자, 부동산, 위험관리 등 종합적인 재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삼성생명, 슈퍼리치 전문 상담

삼성생명의 고객 중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사람은 2014년 말 7만8000명에서 지난 6월 말 8만50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사람은 같은 기간 1만5000명에서 1만6500명으로 증가했다.슈퍼리치들이 많이 찾는 보험회사인 만큼 이들에 대한 금융상담 서비스도 전문화돼 있다. 삼성생명의 WM사업부는 부유층 마케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절세, 금융상품 투자, 부동산 등 종합적인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WM사업부는 초부유층 고객 컨설팅 조직인 ‘삼성패밀리오피스’, 부유층 고객 컨설팅 조직인 ‘FP센터’, 보험 상품 및 다양한 투자 상품을 통한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하는 ‘헤리티지 센터’ 등 고객별로 조직을 세분화해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패밀리오피스’는 총자산 규모 200억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인 PB 서비스가 주로 자산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에 비해 여기에서는 △가업승계 △합법적인 절세 플랜 수립 △자녀 교육에까지 범위를 넓힌 ‘가문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생명 FP센터’는 강북 강남 경인 경원 충청 부산 대구 호남 등 총 8개 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은 장기적 관점에서 세무, 부동산, 법률, 상속, 증여, 법률에 대한 대안을 제공한다. ‘헤리티지 센터’는 부유층 전담 관리 역량을 보유한 설계사 조직으로 보험뿐 아니라 신탁, 펀드 등 비(非)보험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상품을 다룬다.◆한화생명, 고객 위한 골프·요트 세미나

한화생명은 고객 특성을 분석하고 세분화해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재테크 관련 세미나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골프 아카데미’ ‘요트&비즈 세미나’와 같이 VIP 고객이 관심을 둘 만한 세미나를 상설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요청 주제에 맞는 세미나를 여는 ‘찾아가는 FA세미나’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한화생명은 과거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객의 재무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미래지향적 영업 방식을 추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생명이 운영 중인 FA(Financial Advisory)센터다.

한화생명은 서울 본사인 여의도 63빌딩을 비롯해 주요 광역시에 7개의 FA센터를 조직했다. 이곳에선 은퇴, 부동산, 상속, 노무 등 고객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차별화된 재무 설계를 제공한다. 고능률FP(Financial Planner·재무설계사) 대상 세미나를 월 50회 이상 열어 마케팅 이슈 및 VIP 고객 발굴을 위한 상담역량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지점장 등 영업 관리자에게는 매월 H-TOPS(한화생명 VIP 컨설팅 프로그램) 활용기법과 VIP 시장 현황, 마케팅 방법 등을 공유해 역량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맡았다.

◆교보생명,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

교보생명은 독창적인 VIP 고객 프로그램인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를 통해 VIP 고객의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는 VIP 고객들이 경영 노하우를 함께 나누고 인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신개념 네트워킹 모델이다. 은행, 증권사의 기존 VIP 프로그램과 달리 ‘가업승계’나 ‘가문 재산관리’뿐 아니라 ‘인문학’ ‘인간관계’ 등 장기적 관점에서 폭넓은 시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점에서 차별화돼 있다.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종사자 등 오피니언리더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경영활동 전반의 전문지식과 정보는 물론 인문학, 예술 등 삶을 풍요롭게 해줄 다양한 주제의 명사 강연으로 이뤄진다. 2012년 문을 연 이래 VIP 고객의 주요 관심사와 니즈를 잘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각계각층의 오피니언리더 3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VIP 고객 9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13주간 노블리에 소사이어티가 열렸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