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인수금융시장, 조 단위 큰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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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홈플러스 등▶마켓인사이트 9월7일 오전 4시12분
굵직한 리파이낸싱 거래 주목
국내 인수금융 시장이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인수합병(M&A)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매각된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과 홈플러스의 인수금융 재조달 시기가 도래해서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은행 증권사 등 인수금융 주선사들은 한온시스템과 홈플러스의 인수금융 재조달 거래를 따내기 위해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인수금융이란 금융사가 기업 M&A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준 뒤 이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통상 금융사들은 인수금융을 제공할 때 일정 기간 내 리파이낸싱을 하면 수수료를 물도록 한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이나 홈플러스 인수금융에 대해선 올 연말까지 조기 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6월 한온시스템을 약 3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한온시스템 지분을 담보로 1조70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사들이면서 4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썼다.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과 홈플러스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규모는 6조원이 넘는다”며 “최근 실적이 부진한 인수금융 거래 주선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등은 리파이낸싱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거래가 성사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금융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고정금리로 장기간 돈을 빌려줄 경우 역마진 위험도 있어 인수금융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