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면 나선 이재용 부회장, 인도 총리 만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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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인도 총리 만나 현지 투자 논의등기이사 선임 발표로 삼성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공식 행보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났다.
"단순 외자 기업 아닌 인도 동반자 노력"
16일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방문해 모디 총리를 50여 분 예방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인도 사업현황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한 뒤,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그룹 측은 밝혔다.이 부회장은 "삼성은 인도에서 스마트폰·가전 공장과 연구소 등을 통해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디지털 인디아', '스킬 인디아'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인도 정부와의 지속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 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단순한 외국인 투자자(외자기업)가 아니라 진정한 현지업체(로컬기업)가 되고자 한다"면서 "인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에 "삼성전자가 인도 제조업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도 투자를 늘려달라는 뜻을 이 부회장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리콜 사태로 어려움을 겪으며 등기이사 선임까지 발표한 이 부회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에 대한 투자 확대로 그룹의 장기적 비전 수립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대대적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생산 비중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전날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도 서부 경제도시 뭄바이에서 최근 4G 이동통신 릴라이언스 지오를 출범시킨 무케시 암바니 등 재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글로벌 정치 리더들과 스킨십도 늘리는 차원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 리커창 부총리(2012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2014년 방한), 중국 시진핑 주석(2014년 방한), 베트남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2014년), 중국 리커창 총리(2016년) 등과 친분을 쌓아왔다.삼성은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했다. 지난 20년 간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 디자인 등에 꾸준히 현지 사업을 이어왔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시장점유율 38.2%(판매 대수)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서남아총괄과 판매법인,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생산법인이 인도 첸나이와 노이다에 있다. 개발연구(R&D) 센터와 디자인센터 등도 운영 중이다. 글로벌 판매 중인 '애벌 빨래 세탁기'도 인도 내수시장을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삼성은 인도에서 현지 사회공헌활동으로 '나보다야 스쿨'에 스마트 클래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20만명의 이러닝을 지원 중이다. 테크니컬스쿨을 통해 1800여명의 고교졸업생에게 전자회로 수리 등을 교육시키고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