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리포트] 트럼프 '역전 드라마' 주인공 되나…오하이오 등 경합주서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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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D-50 …'백악관행 티켓' 주인은
'대선 풍향계' 오하이오주
트럼프 지지율, 힐러리보다 5%P↑
저학력 백인 남성층 집중 공략해 투표율 높이면 뒤집기 가능
정치 매체 "트럼프 당선 확률 87%"
유권자 30%가 무당파…TV토론과 제 3후보 선택 '변수'

오차범위 내 박빙 혈투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11월8일)가 19일(현지시간) 기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1차 TV토론회는 1주일 남았다.
지금까지는 클린턴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선에서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주(州)마다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선거인단 수가 많은 주에서 이기는 후보가 유리하다.

트럼프 필승 전략은 ‘백인 남성 투표’
미국 국영 라디오 방송 NPR은 최근 ‘트럼프가 힐러리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필승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NPR은 2012년 대선 때의 백인 남성, 백인 여성,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및 기타 등 5개 인종별 투표율과 후보 지지율을 바탕으로 올해 클린턴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분석했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126표 차(332 대 206)로 누르고 승리했다. 4년 동안 히스패닉 등 소수계 인구 비중이 늘면서 똑같은 투표율과 지지율이라면 클린턴이 152표 차(345 대 193)로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그러나 트럼프가 미국 전체 인구의 31%를 차지하는 백인 남성층을 집중 공략해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등 20개 경합주에서 이들의 투표율과 지지율을 각각 2%포인트, 4%포인트만 끌어올린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트럼프가 26표 차(282 대 256)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
트럼프, 경합주에서 확실한 상승세
정치 전문매체인 더힐은 12일 ‘트럼프의 11월 승리가 왜 사실상 확실시되는가’라는 기사에서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87%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민심을 상대적으로 잘 반영하는 뉴햄프셔의 경선 결과(클린턴 패배, 트럼프 승리)와 한 정당이 세 번씩 연거푸 대선에서 이긴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 등을 들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쳤다.월스트리트저널도 6일 ‘트럼프 대통령이 허황된 얘기만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9월 들어 경합주인 오하이오와 위스콘신, 미시간 등에서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세를 감안했을 때 당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오하이오의 표심 변화는 트럼프 진영에 기대감을 불어넣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1900년 이후 역대 대선에서 존 F 케네디(1960년)를 제외하고 오하이오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백악관에 입성했다. 블룸버그폴리틱스가 14일 발표한 오하이오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8%의 지지율로 43%에 그친 클린턴을 5%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TV토론·제3 후보가 대선 향배 가를 듯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5일 “대선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어느 한 후보의 우세를 자신하기 힘든 만큼 앞으로 남은 50일, 특히 1주일 뒤 진행될 1차 TV토론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대선에선 무당파가 전체 유권자의 3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TV토론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무당파의 표심(表心)을 잡아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끝까지 경합하면 제3 후보의 선택이 대선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17일 기준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의 지지율은 9.2%다.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의 지지율은 2.7%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