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아이폰7 악평 잇따라…흥행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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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 과부하시 소음 불만..."스마트폰에서 드문 사례"[ 이진욱 기자 ] 초기 흥행에 성공한 아이폰7에 대한 결함들이 속속 제기되면서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출시 직후 초도 물량이 완판되면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최근 제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방수기능, 물 스며들지 않는 정도로 실용적이지 않아
애플 전문 온라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는 지난 17일 “몇몇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구매자들이 기기 과부하 때 ‘쉭’(hissing)하는 소리가 들려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매체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에서 이런 소음이 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며 “소음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소음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채 일부 소비자의 아이폰7을 교환해주기로 한 것으로 봐서 기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일각에서는 최신 프로세서 ‘A10’가 열기를 제대로 식히지 못하면서 소음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수기능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일 WSJ의 테크칼럼니스트 조안나 스턴(Joanna Stern)은 리뷰를 통해 “아이폰 7의 방수기능은 실용적이지 않다”며 “물에 담근 아이폰7의 터치기능은 불완전하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조안나 스턴은 수중에서 실험한 약 2분가량 동영상에서 “물에서 막 끄집어낸 아이폰7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려고 하면 화면이 정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에 들어간 아이폰 7을 다시 사용하려면 최소 5시간 이상 건조시킨 후 이용해야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의 방수·방진은 IP68 등급이지만,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IP67 등급으로 한 단계 낮아 일부러 물에 담갔을 때 기기가 망가질 수 있다.
미국 지디넷도 “아이폰7은 방수(waterproof)가 되지 않는다.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정도(water-resistant)일 뿐”이라며 “아이폰7 방수·방진을 과신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구매자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일간지 미러가 16일 게재한 기사에 네티즌 Mqaiser는 “구매 직후 아들이 아이폰7을 물에 빠뜨렸는데 다음날 아침 폰 화면의 절반 가량이 새까맣게 변했고, 화면 스크린 오른쪽에 물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Eds2는 “아이폰7이 물기에 닿은 후 홈버튼이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이폰7 모델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트블랙 색상 제품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IT 전문매체 쿼츠는 지난 18일 아이폰7 제트블랙을 대상으로 진행한 몇 가지 실험을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 따르면 아이폰7 제트블랙은 동전, 열쇠 등으로 제품 표면을 문질렀더니 자국이 남았다. 심지어 셔츠로 문질러도 흠집이 났다. 쿼츠는 "제트블랙은 셔츠로 닦아도 흠집이 나기 때문에 극세사 천으로 닦아야 할 것"이라며 혹평했다.카메라 성능도 이전 모델인 '아이폰6'에 비해 크게 나을 것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19일 아이폰7 카메라의 이미지 품질은 양호하나 전작인 아이폰6S나 6S플러스와 비교해 크게 뛰어난 점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애플은 아이폰7과 7플러스 모델을 공개하며 카메라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점을 강조했다. 애플은 신규 모델 카메라의 줌 기능이 강화됐고 듀얼카메라가 탑재됐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컨슈머리포트는 아이폰7 플러스의 새로운 기능인 초상화 모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올해 말 이전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된 사진의 품질도 전작보다 크게 나은 점이 없었으며, 새로운 쿼드LED 트루톤 플래시도 이전 모델과 비교해 뛰어나지 않다고 평가했다.IT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시리즈는 혁신적인 면이 없어도 갤럭시노트7의 반사이익으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며 "최근처럼 새로운 결점들이 계속 나온다면 반사이익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