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연 1%' 마이너스 통장 나왔다…KEB하나은행, 200만원까지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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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의 승부…마이너스 통장으로 '직장인 잡기'최장 1년간 200만원까지 연 1%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이 새로 나왔다. 기존 마이너스 통장보다 3%포인트 이상 대출 금리가 낮아 소액 급전을 사용할 때 유리하다.
한도 200만원 초과할 땐 신용도 따라 연 3~4% 적용
KEB하나은행은 20일부터 이 같은 마이너스 통장인 ‘위아래 연 1% 신용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마이너스 통장은 약정 기간에 한도 금액 내에서 수시로 돈을 빌리고 갚는 일종의 신용한도대출이다.이 상품은 200만원까지는 대출금리가 연 1%지만, 200만원 초과분은 소비자의 소득과 신용도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정상금리가 적용된다. 가입 대상은 KEB하나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처음 신청하는 고객이다. 오는 11월2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가입자가 너무 많으면 저금리 제공에 따른 은행의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달 기준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16개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 대출 금리는 연 4.27%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1~2등급 개인고객의 평균 대출금리도 연 3.88%에 달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옛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한 지 1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고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해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의 모든 영업점에서 20일부터 판매하는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 ‘위아래 연 1% 신용대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투 트랙’ 금리를 적용했다. 개인고객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 중 최대 200만원까지는 연 1% 대출금리를, 200만원 초과분에는 연 3~4%대 정상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씨가 이 상품에 가입한 뒤 마이너스 통장으로 2000만원을 대출받은 경우 200만원에 대해서는 최대 1년간 연 1%의 이자만 내면 된다. 나머지 1800만원에 대해서는 김씨의 신용등급 등에 따라 결정된 연 3.1%의 이자가 적용된다. 이자는 일할 계산된다.
KEB하나은행이 내세우는 이 상품의 표면적인 출시 배경은 옛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1주년 기념이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신용도가 높은 직장인도 필요할 때마다 돈을 빌려 쓰고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게 KEB하나은행의 분석이다. 월급 대부분을 저축이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쓰고,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면서 생활비를 아끼는 ‘알뜰형’ 직장인이 적지 않다.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져 과거에 비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것도 마이너스 통장의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다. 마이너스 통장은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한 번 약정을 맺으면 약정 기간에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은행들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액은 지난달 기준 168조900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7조6000억원이 늘었다.
KEB하나은행 외 다른 은행도 고객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초저금리 속에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등이 은행의 전통적인 업무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어서다. 또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충당금 부담 때문에 은행들이 대기업 대신 개인 여신을 늘리고 있는 것도 파격 상품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