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형준 부장검사-스폰서 접촉한 현직 부장검사 조사

검찰이 김형준(46) 부장검사 측의 부탁을 받고 현직 부장검사가 '스폰서' 김모(46·구속)씨 측과 접촉한 정황을 파악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2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재경지검 A 부장검사가 김씨의 변호인과 접촉해 김 부장검사의 의사를 대신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상 파악에 나섰다.A 부장검사는 9월 초 김씨의 70억원대 사기·횡령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 부장검사 측이 김씨 쪽과 접촉하고 싶어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기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가 잠적해 도주하던 때다.

김씨는 당시 수사를 무마시켜줄 것처럼 말한 김 부장검사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그의 비위를 언론을 통해 폭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부장검사 측은 도주 중이던 김씨와 연락이 잘 닿지 않자 변호인을 통해 그와 만남을 시도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변호인과 학맥 등이 있는 A 부장검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 부장검사와 김씨 변호인의 통화 후 김형준 부장과 절친한 박모 변호사가 김씨 변호인 사무실로 찾아가면서 양측 만남이 실제 이뤄졌다.박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김 부장검사에 대한 폭로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부장검사의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인 A 부장검사는 김 부장과 직접적 친분은 없지만 박 변호사와는 2000년대 중후반 검찰에서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가 김씨와 금품거래를 할 때 부인 명의 계좌와 4000만원을 빌려준 사이다.

특별감찰팀은 전날 김씨의 변호인을 대검으로 불러 당시 정황을 조사했으며 A 부장검사를 상대로도 그가 왜 전화를 걸었는지, 김 부장검사 측과 김씨 측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