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학영농 거부하는 농민·국회·정부의 '삼각동맹'

농민단체들의 막무가내식 반대로 LG CNS가 새만금에 세우려던 스마트 농장 계획을 결국 포기했다. 이로써 LG CNS가 영국 유통회사인 어드밴스트인터내셔널그룹 등과 함께 38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76만㎡의 토마토 및 파프리카 농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경기 화성 유리온실에서 토마토를 생산하려던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의 계획이 좌초된 데 이어 벌써 두 번째다. 기업의 농업 진출 등을 통한 한국 농업의 선진화 과학화도 물 건너가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농민단체의 대기업 농업 진출 반대라는 측면에서만 볼 게 아니다. 농민단체들은 팜한농이 국내 농민에 피해가 전혀 가지 않게 전량 수출할 계획임을 알면서도 이를 무산시켰듯이 이번에도 그랬다. LG CNS는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전량 해외 판매용이고, 더구나 LG CNS는 농작물을 파는 게 아니라 스마트 관련 기자재를 공급할 계획임을 처음부터 충분히 알려왔다. 하지만 전농 등 일부 농민단체들은 일체의 설명회를 보이콧하며 본사 앞 시위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대해 왔다.

한마디로 낮은 생산성 하에서 오로지 정부 보조금이나 받으며 연명하려는 이 땅의 비과학적 영세농업을 그 누구도 건드리지 말라는 얘기다. 식량안보 등 그럴듯한 자기도취적 구호 뒤에 몸을 숨긴 채 과학도 혁신도 싫다는 것이다. 더 한심한 것은 이런 농민단체들에 질질 끌려다니는 국회와 정부다. 일부 의원들은 LG CNS의 사업 철회를 알리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기업 진출로 가격 폭락이 올 것이라고 선동하고 LG그룹을 직접 공격한 것도 모자라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농림축산식품부라고 다를 게 하나도 없다. LG CNS에 농민단체들과 상생방안을 마련하라며 모든 부담을 떠넘긴 채 사태를 수수방관해 왔다. 이게 창조농업이니 6차산업이니 하며 과학영농을 떠들던 농식품부의 실상이다. 한국 농업이 농민·정치권·정부라는 ‘후진 삼각동맹’에 막혀 길을 잃은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