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90년 만에…루이비통, 다시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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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년 설립된 프랑스 향수공방 인수하면서 개발
장미꽃·산딸기·바닐라 등을 조합한 7가지 제품 첫선

루이비통은 2013년 향수 공방 ‘퐁텐느 파르퓌메’를 인수하면서 향수 개발을 시작했다. ‘향기로운 분수’라는 뜻의 퐁텐느 파르퓌메는 1640년 설립된 프랑스 그라스 지역의 향수 공방이다.자크 카발리에는 루이비통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향료회사 피르메니히에서 22년간 향수를 개발했다. 장 폴 고티에의 ‘클래식’, ‘로디세이’와 이브 생 로랑의 남성 향수 ‘오피움’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번 루이비통 향수 컬렉션은 일곱 종류의 향으로 구성했다. 그라스 지역 장미꽃 향기가 나는 ‘로즈 데 벙’, 은방울꽃과 자스민 꽃잎, 목련, 장미의 향이 함께 어우러진 ‘아포제’, 진한 월하향의 ‘튜뷸렁스’, 천연 가죽의 독특한 향기가 달콤한 살구 등과 어우러진 ‘덩 라 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인 아가우드와 흰 꽃향기가 어우러진 ‘마티에르 누와르’, 진한 바닐라 향기를 구현해낸 ‘꽁트르 무아’, 그리고 산딸기와 가죽 향을 조합한 ‘밀 푸’가 있다.
로즈 데 벙은 ‘바람의 장미’라는 의미다. ‘그라스 지역에서 바람결에 느껴지는 장미꽃 향’을 콘셉트로 개발했다. 장미꽃 향을 기본으로 삼나무, 과일 껍질 향 등을 가미했다. 아포제는 광활한 들판에 피어 있는 은방울꽃을 표현한 향이다. 은방울꽃과 자스민, 목련, 장미향 등 꽃 향기가 어우러진다. 여기에 백단향, 유창목 등 나무향을 더했다.튜뷸렁스에는 월하향이 담겨 있다. 월하향은 고가 향료일 뿐 아니라 섬세한 향을 표현하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루이비통 튜뷸렁스는 자스민 향기와 가죽 냄새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덩 라 포의 향은 지워지지 않는 잉크처럼 강렬함을 콘셉트로 제작했다. 루이비통 공방에서 나는 가죽 냄새에 살구, 그라스 자스민, 중국의 삼박 자스민, 수선화, 사향 냄새를 담았다. 마티에르 누와르는 상쾌한 파출리 향과 라오스 아가우드 냄새를 조합했다. 여기에 블랙커런트향을 더해 신비한 매력을 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향수병 디자인에는 세계적 산업디자이너인 마크 뉴슨이 참여했다. 그는 지난달 선보인 루이비통 여행가방 ‘호라이즌’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크 뉴슨의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간결하게 디자인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향수 컬렉션 역시 깔끔한 곡선으로 마무리했다.루이비통의 향수 컬렉션은 ‘오 드 퍼퓸’ 100mL와 200mL 제품, 오 드 퍼퓸 휴대용 스프레이 7.5mL 4개들이 세트와 휴대용 스프레이 리필 7.5mL 4개들이 세트, 그리고 오 드 퍼퓸 미니어처 7개들이 세트(각 10mL) 등 총 5종으로 출시된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을 비롯한 루이비통 일부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오 드 퍼퓸 100mL 35만원, 200mL 51만원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