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3조5000억 미국 뇌연구 참여

예일대·몬태나대와 공동 연구
3년간 300만달러 지원받아
국내에서 활동하는 미국 과학자들이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뇌 연구 프로젝트 정식 과제 책임자에 선임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에서 활동하는 브래들리 베이커 책임연구원(사진 왼쪽)과 겸직연구원인 로렌스 코헨 예일대 교수(오른쪽)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하는 ‘브레인이니셔티브’ 과제 연구책임자에 선임됐다고 25일 발표했다.베이커 책임연구원과 코헨 교수는 뇌 지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뇌 신경회로 활동을 알아내는 형광단백질센서 분야의 전문가다. 형광단백질센서란 DNA를 이용해 특정 신경세포에서만 빛이 나게 하는 기술이다. 세포 내 전압과 산성도에 따라 변하는 빛을 보며 뇌 기능과 활동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베이커 책임연구원은 2011년부터 KIST에서 근무하면서 기존 센서보다 5배 빨리 뇌 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지난 4월에는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와 산성도가 변할 때마다 빛 신호를 내는 센서를 개발했다. 베이커 책임연구원은 센서에서 얻은 신호 결과 형상에 따라 ‘파도’ ‘소나기’ ‘봉우리’라는 한국 이름을 붙이는 등 한국말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코헨 교수 역시 2011년부터 1년에 4개월씩 KIST에 머물며 고속으로 뇌 활동을 촬영하는 이미징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두 사람이 이끄는 KIST 연구진은 데안 제세빅 예일대 교수, 톰 휴즈 몬태나주립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앞으로 뇌 신경계 활동 전체를 기록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게 된다. 미국 정부로부터 3년간 총 300만달러(약 33억원)를 지원받는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3년 발표한 브레인 이니셔티브는 난치성 치매와 조현병 등 뇌질환 극복을 목표로 1000억개 신경세포로 구성된 뇌 지도를 완벽히 만들겠다는 세계 최대 뇌 연구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모두 3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도 이와 별도로 5월 한국인 고유의 뇌 지도를 제작하고 뇌 질환 치료방법의 조기 확보를 위해 뇌과학 발전전략을 내놨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