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병영] 기업·군 교류 덕에…장병들 "산업현장 다니며 첨단기술 배워요"

국군 장병 교육에도 기여하는 기업들

무협(貿協), 육·해·공 장병 매년 초청
삼성전자·기아차 등 현장 방문

한국전력기술, 해병1사단과
재해복구 등 대민지원 협력

문화공연·해외탐방 지원도
한국무역협회의 모범장병 초청행사에 참가한 장병들이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를 둘러보며 첨단 전자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 기업들이 민·군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군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민·군 협력의 중심에는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1사1병영 캠페인’이 있다.

◆기업 실무특강에 열띤 참여지난 6월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에는 디지털무늬 전투복과 해군 세일러복, 전투모와 베레모를 착용한 장병 38명이 나타났다. 국군 장병들은 디지털 액자와 OLED TV 등 첨단 디지털 기기를 체험했다. 이들은 한국무역협회 자매결연 부대인 육군 제7사단, 해군 2함대,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 소속된 장병이다.

한국무역협회는 2012년 1사1병영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육군·해군·공군 각 군부대와 자매결연했다. 이후 자매결연한 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매년 초청행사를 열고 있다. 2박3일 일정으로 무역실무 특강과 기아자동차 등 기업 현장 방문, 문화체험을 하는 등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장병 초청 행사에 이어 매년 말에는 자매부대를 방문해 위문활동을 한다”며 “군 부대 방문은 협회직원들이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육군 55사단과 1사1병영 자매결연을 한 한국전력기술은 지난해 경북 김천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해병대 1사단과도 자매결연 협약을 맺었다. 한전기술은 지역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및 기업과 군부대 간 밀접한 상호 교류를 통해 안보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의 미래 자산인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사회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맺은 협약에 따라 한전기술은 해병대 1사단에 대한 정기적인 후원과 위문방문은 물론 장병들의 사회 진출에 필요한 취업·채용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경북지역에 각종 재해가 발생하면 복구와 대민 지원을 위한 상호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금융·부동산·재테크 설명회도금융기업 등은 자매결연을 한 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금융이나 재테크 설명회 등을 열기도 한다. 대신증권이 육군 7군단 장병을 대상으로 한 주식투자 및 재테크 교실에는 매번 100여명 이상의 군 간부와 가족이 참석할 정도였다. 대신증권은 장병과 군인 가족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설명회, 꿈나무 경제교실, 논술캠프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경남 진주로 본사를 옮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역사회에 빨리 안착하기 위해 이 지역 터줏대감인 공군 교육사령부와 1사1병영 자매결연을 했다. LH는 사내강사들이 교육사 간부와 가족을 대상으로 부동산설명회를 여는 등 장병들의 재테크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육군부사관학교와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의 인연은 특별하다. 전북 익산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자 7공수여단과 회사 바로 옆에 있는 부사관학교가 화재 진압을 도와줬다. 이문용 하림 대표는 “회사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2003년 7공수여단과 부사관학교가 적극 도와준 덕분에 1년여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7공수 출신 간부 중에서 채용한 1명이 생산담당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며 “부사관학교에는 그런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기업의 자매결연 지원은 부대시설 신축 및 보수, 산업시찰, 문화공연, 해외탐방 등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체육관을, 삼성SDI는 26사단 체육관을 보수해줬다.

고려아연은 육군 30사단에 풋살장, 여성휴게실, 병영도서관 건립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매년 모범 부사관의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군인가족사랑 캠프와 독서코칭 등 군인 인성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