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첨단사양 늘리고 가격 낮춘 볼보 S90, 독일차 따라잡을까

[ 안혜원 기자 ]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플래그십 세단 S90을 내놓고, 독일차 브랜드 위주의 수입차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90이 속한 D·E세그먼트(중형·중대형) 세단은 전체 수입차 중 36%를 차지하는 가장 판매량이 높은 차종. 수입차 최대 인기 모델인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가 포진해있는 시장이다.

독일차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볼보는 S60에 각종 안전·편의 장치를 화려하게 갖췄다. 반면 가격은 낮췄다. 벤츠 E클래스 등 경쟁 차종에 비해 최저 가격은 10%, 최대 가격은 5%가량 저렴하다.지난 27일 볼보 S90을 타봤다.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송도 쉐라톤그랜드 인천 호텔을 다녀오는 왕복 110㎞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T5 인스크립션.

볼보 S90에 탑승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다. 나파가죽과 천연 나무 원목, 크롬 장식 등 각종 고급 소재가 대거 적용돼 중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한 느낌도 더했다.

버튼이 사라진 대신 각종 공조장치 기능은 ‘아이패드’와 비슷한 크기의 세로형 디스플레이로 제어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활용시 손글씨 검색을 지원하며 애플 카플레이, 마사지기능, 송풍기능 등 다양한 차량 조작이 가능하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운전 중 보기가 용이했다.
주행을 시작하자 앞 유리에서 풀컬러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보인다. 속도와 주행 방향을 안내해 안전 운전을 유도했다.

S90에는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 스피커가 탑재됐다. 총 19개의 스피커가 곳곳에 달려 있어 탑승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음악의 종류에 따라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라는 3가지 음향모드를 설정할 수도 있다.

고속에도 흔들림없이 안정적인 주행 능력은 일품이었다. S90은 2.0L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는 35.7㎏.m의 힘을 낸다. 인천대교 구간에서 시속 150km/h까지 속도를 끌어올려봤다. 흔들림없이 안정감있게 앞을 치고 나가는 차체 덕분에 과속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볼보가 자랑하는 반자율주행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작동해봤다. 차체는 양 차선의 중간 지점을 유지하면서 달렸다. 완만한 곡선 구간에서도 차선의 이탈이 없었다. 아직까지 많은 브랜드들의 반자율주행기술이 차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보다 진보한 수준이었다. 다만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는 기술 구현이 어려워 핸들을 직접 조향해야 했다.

S90 전 트림에 탑재된 다양한 안전기능도 인상적. 앞차와의 간격이 충돌할 수 있을 정도로 좁혀졌음에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그러자 계기판에 빨간 경고창이 뜨더니 안전벨트가 몸을 조였다. 이어 차는 스스로 멈춰섰다. S90의 가격은 5990만~7490만원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