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웹드라마·예능 없나요?"…아세안 기업들, K모바일 콘텐츠 러브콜

한·아세안 1대 1 비즈니스 매칭 성황

태국·인니 등 6개국 30여개 기업
국내 방송사·콘텐츠 제작사 만나
단순한 수입 넘어 합작·협업 논의

"동남아선 아직 웹콘텐츠 드물어
한국 제작사와 공동사업 희망"
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6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에 참가한 기업 관계자들이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shin@hankyung.com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수 있어 방송 프로그램 수출은 물론 모바일 콘텐츠 시장 진출 가능성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2016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참가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sshin@hankyung.com
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6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에 참가한 김상규 채널 봄콘텐츠 기획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채널봄은 애니메이션 유아 교육 콘텐츠 ‘책갈피 요정 또보’를 만드는 회사다. 채널봄은 이날 베트남 VTV, 인도네시아 오렌지TV, 태국 MCOT와 채널7 등 아세안 국가의 여러 방송사 관계자와 만나 콘텐츠 수출을 논의했다.

아세안 시장은 국내 콘텐츠 기업에 거대한 ‘블루오션’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들 국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상승하면서 모바일 콘텐츠를 찾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송 환경 변화 또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수요를 늘리고 있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공연, 엔터테인먼트 등 융합형 콘텐츠산업 성장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이날 행사에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아세안 주요 6개국 정부 관계자와 3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국내에서도 방송사, 제작사 등 우수 콘텐츠 기업 70개가 참여해 아세안 기업과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방송·영화 콘텐츠, 모바일 교육 콘텐츠, 융합형 콘텐츠 등 3개 분과에서 1 대 1 비즈니스 매칭도 이뤄졌다.방송·영화 분과에선 기존의 여러 성공 사례를 비롯한 콘텐츠 수출입과 공동제작 논의가 활발했다. 태국 2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RS의 자회사 채널8 인피니티의 옹 아트 싱룸퐁 대표는 “최근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를 방영해 큰 인기를 끌었다”며 “한국과 태국 문화를 모두 잘 이해하고 있는 제작사를 찾아 공동제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웹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말레이시아 방송사 미디어프리마의 니콜라스 사가우 토니 본부장은 “최근 방송사에 디지털전략부를 신설했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파생사업에 관심이 많다”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웹 콘텐츠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한국의 키링스튜디오, 72초TV 등과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BBTV의 채널7을 총괄하는 넛챠다 콧숨사와 대표는 “한국 콘텐츠는 스토리가 참신하고 태국인의 감성을 건드리는 소재가 많다”며 “강콘텐츠, 얼반웍스미디어, HB엔터테인먼트 등 역량 있는 한국 제작사와 웹드라마나 웹예능 제작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아세안 국가 통신사들은 모바일 교육 콘텐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통신사 텔콤셀의 뇨만 아디야사 총괄이사는 “아세안 국가에서는 상류층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교육용 애니메이션 등 아동 대상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콘텐츠는 이미 방송 분야 등에서 높은 창의성과 영향력을 입증해 소비자에게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 쇼핑몰 사업자들도 이날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에 한류 콘텐츠나 아세안 국가 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태국의 행사 대행사 맥시마이즈의 비완 카나수트 상무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4D 홀로그램으로 한국의 우수한 K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꾸밀 파트너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홀로그램 콘텐츠 전문기업 디스트릭트와 닷밀, 가상현실(VR) 콘텐츠 기업 벤타VR, 체험형 전시 전문 기업 크리에이티브통 등은 아세안 각국 업체와 현지 콘텐츠 협업 전략을 논의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