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백화점·대형마트 모두 성장 정체기…온라인 강화, 해외 수출로 돌파구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은 2012년까지만 해도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각종 규제가 생기고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사업과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터줏대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기존 유통망에 온라인 사업을 결합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옴니채널’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소비자가 롯데의 다양한 유통채널을 하나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옴니채널의 개념이다. 소비자가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어디를 가든, 매장에서 구매하든 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사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사업을 모두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온라인 쇼핑 사업을 ‘쓱 닷컴’(www.ssg.com)으로 통합했다. 오프라인 사업에선 스타필드라는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지으면서 ‘쇼핑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놀면서 쇼핑한다’는 쇼핑 테마파크를 내세운 스타필드는 백화점이나 쇼핑몰뿐 아니라 야구장, 놀이공원 등을 경쟁자로 꼽는다.

신세계는 지난달 9일 경기 하남에 스타필드하남을 열었다. 1조원을 투자해 지은 스타필드하남은 연면적 46만㎡로 축구장 70개 크기다. 쇼핑과 관광, 레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쇼핑객뿐 아니라 등산객, 한강공원이나 교외로 놀러가는 가족까지 스타필드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현대백화점도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백화점에서 파는 상품만 판매하는 전용 온라인몰을 열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오프라인 영업망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아울렛 2곳을 열었고, 면세점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2020년엔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을 열기로 했다.

홈쇼핑은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세계 1위 홈쇼핑 업체인 미국 QVC 등이 장악하고 있는 선진국 시장보다 신흥국을 노리고 있다. CJ오쇼핑은 베트남(2011년)과 필리핀(2013년) 멕시코(2015년) 등에서 최초로 홈쇼핑을 시작했다. GS홈쇼핑도 인도(2009년) 태국(2011년) 인도네시아(2012년) 말레이시아(2014년) 등에서 각각 ‘최초의 홈쇼핑’이란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성적표도 좋다. 베트남에선 CJ오쇼핑이 1위를 지키고 있고, 태국에선 CJ오쇼핑과 GS홈쇼핑 현대홈쇼핑 세 곳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온라인 쇼핑몰도 승전보를 내고 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인 11번가는 터키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1위에 올랐다. 2013년 3월 터키 도우시그룹과 손잡고 현지에 진출한 11번가는 지난해 터키에서 4억5800만달러의 거래액으로 세계 1위 오픈마켓 사업자인 이베이(기티디요르)를 제쳤다. 11번가는 2014년과 지난해 각각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진출, 2위에 오르며 선두인 라자다를 맹추격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역시 중국과 동남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19개 점포)를 인수한 뒤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881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조150억원으로 늘었다. 베트남에서의 매출도 2014년과 지난해 각각 49.1%, 37.3% 증가했다.

이마트는 2013년 미국 법인을 설립한 뒤 국내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자체상표(PB) 제품을 생산, 미국 유통업체들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