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현대중공업, 러시아·사우디와 협력 강화…첨단 기술력 앞세워 '불황 파고'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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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조선소와 합작사현대중공업이 잇따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과 협력해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위기를 극복하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술력 없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올해 주요 경영목표 중 하나는 기술력 확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과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동지역 최대 전력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전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전력청과 설계 및 엔지니어링 표준화, 기술교류, 신제품 개발 등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동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까지 893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현재 65기가와트(GW) 수준의 발전량을 105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 전력청·아람코 협력강화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도 협력합의서에 서명했다. 가삼현 부사장과 정기선 전무 등이 합의서 체결식에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극동조선소와 상선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 부문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진행하는 자국 조선소 건조 정책 시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를 비롯해 선박용 주요 기자재 공급, 전문 인력 파견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중공업과 아람코는 사우디 현지에 합작 조선소 건설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리도 참여한다. 합작 조선소 건설 관련 협력이 구체화되면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에서 발주되는 선박에 대한 수주 우선권을 확보하고, 조선소 운영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회사는 선박용 엔진분야에서도 공동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의 합작은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힘센엔진’의 중동지역 수출을 아람코가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추후 힘센엔진을 사우디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또 현대중공업이 사우디에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면 현지 금융 및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력 확보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십 시스템 ‘오션링크’를 개발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