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수확의 계절' 웃으려면…"전통적 고배당주 담은 펀드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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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에만 집중한 펀드 '선방'
한화아리랑·키움KOSEF고배당
금융주 많이 담아 1,2위 '두각'
중소형주에 주로 베팅한 펀드는 10%안팎 손실로 저조한 성적표
그래도 믿을 건 배당주 펀드
코스피200고배당지수 포함 기업
영업이익 늘어 배당 확대 가능성
'연말=배당주 투자' 과신은 금물, 주가 움직임도 함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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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배당주 펀드의 올해 성과는 예년에 비해 저조하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14일 기준)에 따르면 배당주펀드(ETF 포함)가 거둔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75%다. 가까스로 일반 국내주식형 펀드(-1.17%) 수익률을 넘어선 수준이다.
올해 147개 배당주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5483억원이 탈출했다. 수익률이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매년 ‘은행 이자+알파’ 수익을 내주던 ‘신영밸류고배당’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1.41% 손실을 기록하며 8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상품은 설정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배당주 펀드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배당 수익이 받쳐주기 때문에 다른 주식형펀드 대비 수익률 변동성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3조원 규모에서 800억원 정도면 자금 유출이 많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개별 펀드들의 수익률은 투자전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철저히 배당수익률에만 집중한 펀드가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중에서는 ‘한화아리랑고배당주ETF’(12.86%) ‘키움KOSEF고배당ETF’(10.56%) 등이 1, 2위를 기록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펀드 모두 배당수익률이 각각 3.46%, 3.91%로 다른 배당주 펀드(2%대) 대비 높다”며 “다른 배당주 펀드들이 많이 담고 있지 않은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게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반면 배당이 꾸준히 늘어나는 중소형주를 많이 담은 펀드의 성과는 저조했다. ‘동양중소형고배당’(-10.85%)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1’(-7.81%) 등은 10% 안팎의 손실을 냈다.
금리 웃도는 배당수익률
저조한 올해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배당주 펀드에 대한 믿음은 굳건하다. 상장사들이 공격적으로 배당을 늘리고 있어서다. 코스피 고배당50지수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3.4%로 최근 3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수 상승률도 6.99%를 나타내 전체 수익률이 10%에 달했다. 임노중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상반기 코스피 200고배당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50조원가량을 기록했고, 하반기 영업이익 예상치도 상승하고 있어 올해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자금이 들어오는 배당주 펀드가 많이 눈에 띄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선 주식혼합형펀드인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이 연초 이후 1528억원을 끌어모았다. 뒤를 이어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551억원) ‘미래에셋TIGER배당성장상장지수펀드(ETF)’(507억원) 등도 자금 유입세가 두드러졌다. 문 연구원은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가 어떤 스타일로 운용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당분간 은행, 건설, 기계 등 경기민감 대형 가치주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전통적인 고배당주를 편입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임 팀장은 “연말로 갈수록 배당 기대가 높아지나 배당수익 이전에 주가 움직임도 고민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고배당 지수 흐름을 보면 1분기 저점에서 9월 상승하다가 이후 하락 사이클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배당주 투자 적기’라는 공식을 과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