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진료 넘어 직장체험까지…'다문화 사랑방' 고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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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진료소 '로제타홀센터'
국내 최초로 전담센터 문열어
다문화 가정 환자·가족 대상
12월 직업체험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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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효명·사진)이 이들을 위한 진료소 문을 열었다. 다문화가족 등을 위한 진료센터인 로제타홀센터다. 국내 의료기관이 다문화 가족 진료를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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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진료는 지난 5일 고대안산병원에서 이뤄졌다. 센터 개설 전부터 병원 사회공헌실 담당자들은 다문화가족 밀집 거주지역의 주민센터 직원 등과 수차례 만나며 수요조사를 했다. 이주 외국인들은 “한글을 잘 읽지 못하고 의사와 소통하지 못해 병원을 못간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언어로 진료등록권을 만들고 통역이 가능한 전용데스크도 갖췄다.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도 풀어주기로 했다. 편성범 고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은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돼 있어 자녀에게 가난이 되물림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의 근무 환경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오는 12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주 외국인끼리 모임을 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신청을 받아 병원 내 강의실 등을 빌려주기로 했다.
편 실장은 “병을 고치는 것뿐 아니라 사회참여를 늘려주는 것도 건강한 삶에 필요하다”며 “병원이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앞으로 통일의학 등과 결합해 탈북민 진료 등으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