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블랙홀] 최순실 "검찰 수사 협조하겠다"

이경재 변호사가 전한 최순실 심경

"도피할 의사 전혀 없어, 딸 문제는 관용 베풀길 …"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로 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변호인을 통해 도주 의사가 없으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씨와 딸 정유라 씨의 변론을 맡은 이경재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 변호사(사진)는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씨가 사태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으며 검찰에서 소환하면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검찰로부터 출석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이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고 사회 혼란을 막는 길이라는 게 최씨의 생각”이라며 “도피·잠적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씨는 자신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질책 역시 깊이 가슴에 새기고 있으며 실정법상 위법이나 범죄 행위가 있으면 달게 받고자 하는 각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 상태에 대해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이며 정신적 충격으로 건강이 매우 나쁜 상태여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 입국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수사당국에서 통지가 오면 맞춰서 출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문서가 담긴 태블릿PC와 관련해선 “잘 알고 있다”면서도 “내가 아직 (최씨에게) 질문을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자신의 처신과 행동으로 딸이 세상에서 모진 매질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어머니로서 가슴 아파하고 있으며 딸에게만은 관용을 베풀어 주길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투기자본감시센터로부터 고발당했으며, 지난 13일 이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검찰 출신인 이 변호사는 최씨 전 남편인 정윤회 씨가 2014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휘말렸을 때 정씨 측 법률 대리인이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