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가입 20년 아직 머나먼 선진국] OECD 대사는 어떤 자리…

경제·정책 교류 담당…임기 뒤 '출세 코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역시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1997년 개설된 이후 10명의 대사를 배출했다. 초대 대사로는 구본영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나갔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초대 OECD 대사의 중요한 역할을 감안해 장관급 파견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양수길 대사(2대), 한덕수 대사(3대), 이경태 대사(4대), 권오규 대사(5대), 권태신 대사(6대), 김중수 대사(7대), 허경욱 대사(8대), 이시형 대사(9대)가 뒤를 이었고 윤종원 대사가 현직을 맡고 있다.

OECD 대사는 다른 대외 공관장과는 역할이 다르다. 직업 외교관 출신 일반 대사와 달리 정치 외교 국방 등의 국가 간 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 대신 OECD 국가 간 경제 및 사회 발전 경험과 정책 교류 등이 주 업무다. 그렇다보니 주로 과거 재무부와 경제기획원 출신 관료나 국제경제 전문가가 발탁됐다. 박근혜 정부 초대 OECD 대사로 파견된 이시형 전 대사가 유일한 외교부 출신이다.OECD 대사는 ‘출세 코스’로 통해왔다. 3대 대사를 지낸 한덕수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대사를 마치고 청와대 경제수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국무총리를 내리 맡았고, 5대 대사이던 권오규 전 부총리 역시 대사를 지낸 뒤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실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후임자인 권태신 전 국무조정실장도 대사를 거친 뒤 장관급까지 승진했다.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사 임기를 마친 뒤 한국은행 총재로 ‘금의환향’했다.

OECD 한국대표부는 2010년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OECD 내 역할이 커졌다.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OECD 개발전략 입안을 주도했고, 녹색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적극 기여했다. 당시 허경욱 대사는 OECD 내부 논의 동향을 국내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매주 정책브리핑을 제작, 이메일 소식지로 제공해 좋은 반향을 얻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