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잇단 지주사 전환…지배구조 개편 다음 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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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3세 후계 승계 위해 제일약품 조만간 인적분할
오스템임플란트도 재추진, 최대주주 경영권 강화나서
SK그룹도 꾸준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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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제과 AP시스템, 지주사 전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지난 9월21일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지주사(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크라운제과)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크라운제과 분할비율은 0.66 대 0.34로 결정됐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1일이다.
크라운제과홀딩스는 분할 이후 상장 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주식교환에 나설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상무)의 승계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크라운제과의 최대주주는 식품업체인 두라푸드로 지분 24.13%를 보유하고 있다. 두라푸드의 최대주주는 윤석빈 대표로 지분 59.6%를 쥐고 있다. 두라푸드는 크라운제과 지분을 크라운해태홀딩스 신주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현물 출자를 통해 지주사 지분을 늘릴 전망이다. 현물출자가 마무리되면 ‘윤 대표→두라푸드→크라운해태홀딩스→크라운제과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처럼 올 들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물적분할을 발표한 상장사는 크라운제과 AP시스템 유비쿼스(향후 분할해 지주사 전환 예정) 일동홀딩스 홈센타홀딩스 샘표 등 6곳이다. 작년에 지주사 전환을 발표한 상장사 숫자(휴온스 리홈쿠첸 심텍 슈프리마 등 4곳)를 이미 넘어섰다.
내년 7월 지주사 기준이 바뀌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기업들이 서둘러 지주사 전환에 나서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현물출자나 주식교환을 하면 양도세 과세 시점을 늦춰준다. 상장 자회사 지분 20%(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입할 때는 취득세도 면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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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지주사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가 두 달 만에 취소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전환 작업 재착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최규옥 대표는 보유 지분이 20.6%에 불과한 만큼 경영권 강화를 위해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SK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2일부터 2박3일간 그룹 사장단과 함께 진행한 ‘SK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한 계열사 사장이 구조 개편설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누고, 투자부문을 SK그룹 지주사인 SK(주)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SK텔레콤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SK(주)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바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인수하려면 지분을 무조건 100%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SK(주)의 자회사로 바뀌면 이런 규제가 사라지면서 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게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