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어찌하오리까] 기관 경쟁률·청약 가격대 높은 공모주가 '블루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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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1
(12) 무조건 번다? 달라진 공모주 투자 공식
기관 의무보유 확약 비율 높아…유통주식수 적은 종목 골라야
기관 보호예수 물량 쏟아지기 전 한 달 이내 매도 타이밍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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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자가 맞아야 성공개인 공모주 투자자들의 수익률 추이는 펀드 수익률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공모주 펀드들의 최근 3년(2013~2015년) 평균 수익률은 연 9.5%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0.82%까지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상장 후 급락하는 사례가 속출한 탓이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사장은 “대형주가 이끄는 장세에서 중소형주 중심인 공모주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옥석 가리기’의 기본은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수요예측은 공모주 가격을 매기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사고 싶은 가격을 써내는 일종의 ‘경매’다. 상장 주관사가 희망 공모가 범위를 정하면 기관투자가들은 각자 기업가치를 평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을 써낸다. 수요예측에서 주목할 것은 △기관투자가 경쟁률 △공모주 청약 가격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다. 기관 경쟁률과 청약 가격대,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은 종목이 이른바 ‘블루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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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는 상장 직후 2~3주 동안 ‘V자’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청약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매도로 주가가 내려가면 공모주 펀드들이 저평가된 종목을 매집하는 패턴이다. 전도유망한 새내기주라면 상장 직후 주식을 파는 것보다 1~2주 정도 추이를 보는 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을 재는 것도 통상 한 달까지다. 송 사장은 “한 달이 지나면 의무보유 확약을 맺었던 기관 등에서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공모주 청약을 통해 유의미한 수익을 내려면 최소 3억~5억원 정도의 ‘실탄’이 필요하다. 올해 일반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은 548 대 1이었다. 청약 금액의 절반을 맡겨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1억원당 36만5000원어치 주식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5%의 수익률을 가정할 때 1만8000원 안팎을 손에 쥐는 셈이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공모주 시장이 나쁠 때는 청약을 쉬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20개 기업 중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돈 공모주는 3개에 불과했지만 시장이 얼어붙은 7~9월엔 상장한 기업 15곳 중 절반에 가까운 6곳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