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알아보는 'AI 아파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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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스마트홈' 현대 힐스테이트 첫 적용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주민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비밀번호를 따로 입력할 필요 없이 아파트 공동 현관문과 집 현관에 들어갈 수 있다. 스마트폰 전용 앱(응용프로그램)과 연계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주민 여부를 인식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집 현관이 열리는 순간 전용 앱의 귀가모드가 실행돼 미리 설정해놓은 조명과 TV,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등 전자기기들이 작동한다.
스마트폰으로 집문 열면 IoT 센서가 바로 인식
조명·TV·공기청정기 작동
내년 2만9000가구에 공급
집주인을 알아보는 똑똑한 ‘IoT 빌트인’ 아파트가 등장했다. SK텔레콤과 현대건설은 2일 서울 도곡동의 힐스테이트 갤러리Y 모델하우스에서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 서비스는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와 지난 5월 입주한 서울 목동 힐스테이트 등 총 2000여가구에 도입됐다. SK텔레콤이 탈(脫)통신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능형 스마트홈 사업이 입주 단지에 적용된 첫 사례다.
지능형 스마트홈은 음성인식 기능을 접목한 IoT와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으로 개발됐다. 스마트폰 앱이나 SK텔레콤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허브 ‘누구’에 대고 ‘TV켜’ ‘가스 잠가’ ‘가습기 꺼’라고 말하면 해당 전자기기를 켜거나 끌 수 있다. 머신러닝 기능이 탑재돼 스마트홈 시스템이 거꾸로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할 수도 있다. 날씨 정보와 집주인의 가습기 이용 패턴을 자동으로 분석해 습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가습기를 켤까요’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이용요금은 월 3000원 정도로 책정할 예정이나 시범 운용하는 이 두 아파트 단지에는 2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과 내년까지 분양할 예정인 전국 2만9000가구에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현대건설 외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양건설, 동문건설 등과 손잡고 7만9000가구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조영훈 SK텔레콤 홈사업본부장은 “3월 지능형 스마트홈 사업 수주에 나선 이후 8개월 만에 10만가구 넘는 실적을 올렸다”며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주거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국내외 기업과 손잡고 스마트홈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비트파인더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홈 연동 공기측정기를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인 오디오 전문기업 보스와 와이파이망을 이용해 온라인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사운드터치’ 오디오도 내년에 내놓기로 했다. 전자제품 제조사, 스타트업 등과 제품 개발 단계부터 공동 투자해 스마트폰 앱이나 별도의 IoT 허브 없이도 모든 IoT 연동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