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민주화운동 대모' 가오슝시 천쥐시장, 수원에서 '인권과 지속 가능도시' 주제 특강

경기 수원시는 시가 2013년 처음 치른 생태교통마을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한 대만 가오슝시 천쥐(66.陳菊) 시장이 '인권과 지속 가능한 도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고 3일 발표했다. 생태교통마을은 차 없는 거리를 주요 내용으로 2013년 시가 생태교통마을 페스티벌을 연 이후 2년마다 한 번씩 해외 나라들이 돌아가며 열고 있는 행사다.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이어 2017년에는 대만 가오슝시에서 열린다.

천쥐 시장의 방문은 생태교통마을 벤치마킹을 위한 것으로 생태교통마을 페스티벌이 열렸던 수원의 행궁 등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다. 천 시장은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특강에서 '인권과 지속 가능한 도시'를 주제로 강연했다. 특강을 통해 “인권은 모든 도시의 기본 가치이고 정부는 국민의 인권을 실현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 시장은 이어 “어떤 시대에서도 모든 사람은 자유, 민주, 평등의 권리를 누려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바로 참된 인권 실현”이라고 말했다.

천 시장은 그러면서 대만 제2의 도시인 가오슝시가 인권 도시로 발돋움하게 된 배경과 그동안의 노력을 소개했다. 강연에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공직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대만 민주화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천 시장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에 비교되는 ‘메이리다오 항쟁’의 핵심인물이다. 메이리다오 항쟁은 1979년 12월 10일 잡지사 메이리다오에서 주최한 시위로 촉발된 민주화 운동이다. 대만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준 이 사건으로 징역 12년 형을 받아 6년 2개월 동안 투옥됐다.

이후 대만 인권촉진회 회장,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한 후 2006년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가오슝 시장에 당선됐고, 2014년 3선에 성공했다.

천 시장은 인권자치조례를 제정하는 등 시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가오슝시는 내년 10월 1일 ‘제3회 생태교통 세계 축제’를 개최한다. 천 시장과 방문단은 3일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가 열렸던 행궁동 생태교통시범마을과 화성행궁을 둘러보기도 했다. 천 시장은 “세계 축제는 가오슝시가 기후 변화에 맞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두 도시가 교류를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1일 한국을 방문한 가오슝시 대표단은 부산광역시와 자매결연 5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등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5일 출국한다. 수원=윤상연 가오슝시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