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텐]125cc 스쿠터로 장거리 주행, 얼마나 가능할까?
입력
수정
[최진석 기자]Let's Bike - 스쿠터 장거리 투어 이야기
배기량 125cc 스쿠터로 장거리 주행이 얼마나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 스쿠터를 ‘뽈뽈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어 그대로 ‘뽈뽈’거리며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스쿠터는 가까운 거리만 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오래전 스쿠터는 내구성이 약해 장거리 주행이 어려웠다. 최근 출시되는 스쿠터는 장거리 주행 시 사람보다 먼저 퍼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이 향상됐다.10년 전쯤 일이다. 필자가 대학생 시절 스즈끼사의 ‘어드레스 125g’를 탔었다. 그 때 당시 스프린터로 꽤 인기가 많던 스쿠터였다. 신차 출고 후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버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을 하니 따분해 어드레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또 광주만 다녀오긴 아쉬워 어드레스와 함께 전국투어를 계획했다.
최초 계획은 이랬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속초에서 1박을 한다. 이후 동해안을 타고 내려와 울산이나 부산에서 2박, 고향인 광주에서 3박을 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동거리에 비해 일정이 지나치게 빠듯해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지리산에서 1박→ 전남 해남 땅끝에서 2박→광주에서 3박→서울로 올라오는 코스로 결정했다.출발 전 스쿠터의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했다. 이후 타이어 펑크킷과 우비를 챙겨 떠났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지방 국도에 올라타니 한적한 풍경들이 이어졌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내뱉었다.첫째 날에는 3시간 넘게 쉼 없이 달렸다. 스쿠터는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첫 번째 목적지인 지리산에 도착해 성삼재까지 스쿠터로 올라가 둘러봤다. 이후 내려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목적지인 해남 땅끝으로 향했다. 이때는 조금 속도를 늦춰 달렸다. 스쿠터에 무리가 갈까봐 걱정하진 않았다. 오히려 필자가 퍼질 것 같았다.땅끝을 구경하고 광주 할머니 댁에 도착했을 때 계산해보니 이틀 동안 1000km를 달렸다. 부모님은 스쿠터를 타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왔다는 얘기를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내려오며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린 후에야 믿으셨다. 친지들과 추석을 보내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타 서울로 향했다. 추석이라 국도도 정체가 심했다. 덩치가 작은 스쿠터는 꽉 막힌 차량들 사이로 유유자적 이동했다. 그렇게 3박4일 동안 스쿠터로 1550km를 탈 없이 달렸다.어드레스는 엔진이 공랭식이다. 때문에 장거리 투어를 시작하면서 걱정도 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스쿠터보다 필자의‘내구성’이 문제였다. 게다가 요즘 125cc 스쿠터는 수냉식도 많아 장거리 주행도 거뜬히 소화할 거라 생각한다. 다음엔 공냉식과 수냉식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다.임진호 객원 칼럼리스트(자동차 전문 블로그 ‘찌노닷컴’ 운영자)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배기량 125cc 스쿠터로 장거리 주행이 얼마나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 스쿠터를 ‘뽈뽈이’라 부르기도 한다. 단어 그대로 ‘뽈뽈’거리며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스쿠터는 가까운 거리만 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오래전 스쿠터는 내구성이 약해 장거리 주행이 어려웠다. 최근 출시되는 스쿠터는 장거리 주행 시 사람보다 먼저 퍼지는 일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이 향상됐다.10년 전쯤 일이다. 필자가 대학생 시절 스즈끼사의 ‘어드레스 125g’를 탔었다. 그 때 당시 스프린터로 꽤 인기가 많던 스쿠터였다. 신차 출고 후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버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을 하니 따분해 어드레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또 광주만 다녀오긴 아쉬워 어드레스와 함께 전국투어를 계획했다.
최초 계획은 이랬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속초에서 1박을 한다. 이후 동해안을 타고 내려와 울산이나 부산에서 2박, 고향인 광주에서 3박을 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동거리에 비해 일정이 지나치게 빠듯해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지리산에서 1박→ 전남 해남 땅끝에서 2박→광주에서 3박→서울로 올라오는 코스로 결정했다.출발 전 스쿠터의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했다. 이후 타이어 펑크킷과 우비를 챙겨 떠났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지방 국도에 올라타니 한적한 풍경들이 이어졌다.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내뱉었다.첫째 날에는 3시간 넘게 쉼 없이 달렸다. 스쿠터는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첫 번째 목적지인 지리산에 도착해 성삼재까지 스쿠터로 올라가 둘러봤다. 이후 내려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목적지인 해남 땅끝으로 향했다. 이때는 조금 속도를 늦춰 달렸다. 스쿠터에 무리가 갈까봐 걱정하진 않았다. 오히려 필자가 퍼질 것 같았다.땅끝을 구경하고 광주 할머니 댁에 도착했을 때 계산해보니 이틀 동안 1000km를 달렸다. 부모님은 스쿠터를 타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내려왔다는 얘기를 듣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내려오며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린 후에야 믿으셨다. 친지들과 추석을 보내고 다시 스쿠터에 올라타 서울로 향했다. 추석이라 국도도 정체가 심했다. 덩치가 작은 스쿠터는 꽉 막힌 차량들 사이로 유유자적 이동했다. 그렇게 3박4일 동안 스쿠터로 1550km를 탈 없이 달렸다.어드레스는 엔진이 공랭식이다. 때문에 장거리 투어를 시작하면서 걱정도 됐다. 하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스쿠터보다 필자의‘내구성’이 문제였다. 게다가 요즘 125cc 스쿠터는 수냉식도 많아 장거리 주행도 거뜬히 소화할 거라 생각한다. 다음엔 공냉식과 수냉식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다.임진호 객원 칼럼리스트(자동차 전문 블로그 ‘찌노닷컴’ 운영자)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