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 출시 석달 만에 매출 250억 돌파한 농심 '보글보글부대찌개면'

국내산 돼지고기 쓴 소시지 등 풍성한 건더기 별첨스프 '인기'
혼밥족 등 소비자들 큰 호응
지난해 중화풍 라면의 인기가 올해 부대찌개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이 지난 8월 출시 이후 석 달 만에 매출 25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100억원을 돌파하는 데 50일이 걸렸지만, 100억원에서 200억원이 되는 데는 2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농심 측은 성장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농심이 2011년 국내 판매를 중단한 ‘보글보글찌개면’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선보인 제품이다.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으로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출시하게 됐다. 농심 관계자는 “판매가 중단된 지 5년이나 지난 올해도 수십 건의 연락이 왔고, 일부 소비자는 일본에 수출된 것을 사올 만큼 두터운 마니아층이 있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농심은 라면과 부대찌개의 조화에 주목했다. 부대찌개에 라면사리는 필수다. 잘 알고 있는 맛과 익숙한 식습관에 간편함을 더한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하면서 출시 첫 달부터 라면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들 만큼 많이 팔렸다. 짜왕 등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라면의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높아진 것도 초기 시장에서 자리 잡는 데 한몫했다고 농심은 분석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의 가장 큰 특징은 풍성한 건더기 별첨스프다. 소시지와 햄, 김치 등이 풍성하게 들어가 맛은 물론 외관에서도 실제 부대찌개와 같은 푸짐함을 느낄 수 있다. 큼지막한 소시지는 엄선한 국내산 돼지고기로 정통 ‘프랑크소시지’와 같은 제조방식으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소시지는 지방 함량이 높아 상온 유통이 불가능하지만 농심은 지방이 최소로 들어간 돼지고기를 동결건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김치도 저온제습 건조방식을 적용해 맛을 최적화했다. 건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맛과 영양성분 파괴가 일어나는데 이를 최소화한 공법이다. 사골육수의 구수한 국물 맛을 위해 사골을 가압솥에서 8시간 끓여 농축하고, 고온에서 단시간에 건조하는 기술을 적용해 사골의 진한 맛을 그대로 담았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부대찌개 요리점이 사골육수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 치즈를 녹여 넣어 부대찌개 국물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을 살렸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도 늘었다. 온라인에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에 각종 햄과 고기, 채소 등 본인이 선호하는 재료를 더해 집에서 부대찌개를 해먹었다는 시식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특히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에게 인기다. 혼밥족이 먹기 어려운 음식메뉴 중 하나가 바로 부대찌개다. 대부분 식당에서 부대찌개는 최소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어서다.

농심 관계자는 “새로운 라면을 찾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요리와 라면의 접목을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기 있는 요리를 라면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