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 할 것"

트럼프, 박 대통령에 "만나기를 고대" 10분 통화

트럼프 "한국 가전제품 매우 훌륭"
박 대통령 "가까운 시일 내 만나자"

전문가 "통화로 안보우려 불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0일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에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의 통화는 이날 오전 9시55분부터 10여분간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당선자와 긴밀히 협력해 공동 이익을 위해 더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 동맹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북한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대통령 말씀에 100% 동의하며 북한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통화에서 “오랜 기간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가전제품 등 한국산 제품을 많이 구매했는데 매우 훌륭한 제품들이었다”며 “한국에 많은 친구가 있고 이들은 모두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얼굴)은 “트럼프 당선자가 역내 정세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고 든든한 말씀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강화하는 가운데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미국과의 공조를 굳건히 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라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가까운 장래에 뵙고 보다 깊이 있는 협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또한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만나 뵙기를 고대한다. 박 대통령과 같이할 것이며 한·미 양국은 함께함으로써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 대선 이후 한·미 관계 및 경제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의 전화통화는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란 표현으로 공고한 한·미 동맹 및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 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발언을 해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통화로 이런 우려가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트럼프가 아직 당선자 신분인 데다 박 대통령과 이번 통화 역시 인사 차원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의 통화가 신속하게 성사된 것도 의미 있게 평가되는 대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의 전화통화보다 두 시간 늦었지만 우리 대통령과 역대 미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통화 가운데 가장 빨리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2008년에는 선거 이틀 뒤인 11월7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통화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