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이영복 회장, 회삿돈 500억 횡령 혐의 체포

도피 석달 만에 서울서 자수
5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공개수배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66·사진)이 10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 회장은 이날 변호사를 통해 이 사건을 수사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 자수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 가족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경제2팀 경찰관 두 명을 보내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모 호텔 앞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이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연행 당시 지인과 함께 있던 이 회장은 저항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부산지검은 수사관을 수서경찰서로 급파해 이 회장을 부산으로 압송했다. 이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엘시티 시행사의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와 사용처 등을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영장은 이미 발부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 8월 금융회사를 속여 받아낸 300억원이 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과 허위로 직원이 근무한 것처럼 꾸며 가로챈 200억원 등 50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엘시티 시행사 자금담당 임원 박모씨(53)를 구속했다. 박씨는 이 회장의 ‘충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 같은 사기와 횡령을 이 회장이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초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지만, 불응하고 달아나 석 달 넘게 도피해왔다. 검찰은 이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공개수배를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