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시린 무릎·가려운 피부…온찜질 좋지만 목욕은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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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건강한 겨울 보내려면…춥고 건조한 날씨 탓에 각종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관절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기온 변화에 따른 관절 속 압력 차이 때문에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환경 변화로 넘어져 골절이 생기기도 쉽다.
혈액순환 안 되면 관절 통증
무릎 부위 따뜻하게 유지
춥다고 운동량 줄이면 관절근육 약해져 통증 원인
수분·수면이 피부 보약
각질 많다고 때 자주 밀면 가려움증 더 심해져
바셀린 등 보습제 잘 발라야
우리 몸은 6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추운 날씨와 실내 난방으로 습도가 낮아지면 피부 속 수분 함유량이 떨어져 건조함과 가려움을 유발한다. 방치하면 주름과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늦가을 관절과 피부 건강을 지키는 법 등을 알아봤다.겨울에 심해지는 무릎 통증
찬바람이 불면 무릎이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노인이 많다. 노인 대부분이 겪는 퇴행성 관절염은 기온이 낮아지면 통증이 심해진다. 날이 추우면 근육이 수축해 관절이 굳는다.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돼 관절통이 악화된다. 추운 날엔 체내에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인체가 변화한다. 혈관과 근육이 굳어지고 관절 조직이 위축된다. 혈액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여러 근육이 뭉쳐 관절 경직이 생기고 작은 자극에도 염증이 생겨 통증이 심해진다.
추위 때문에 운동량이 줄어 무릎관절 사용 횟수가 줄면 관절 주변 근육도 약해진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지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관절 유연성이 줄어든다. 통증이 악화되는 또 다른 이유다.겨울철 극심한 무릎 관절통을 예방하려면 기온이 낮은 시간대 외출은 삼가고 옷을 따뜻하게 챙겨 입어 관절 부위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거나 온찜질하는 것도 통증을 줄이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절과 근육을 늘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를 늘려줘 무릎 관절이 튼튼해진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고령 환자의 상당수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보행이 힘들어질 정도로 문제가 생겨야 병원을 찾는다”며 “요즘 병원에서도 통증 관리에 초점을 두고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에 조기에 찾으면 심한 관절 통증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낙상 위험도 커져갑작스러운 추위에 낙상 위험도 커졌다. 올해는 11월 초 한라산에 첫눈이 내리고 예년보다 25일 빠르게 얼음이 관측됐다. 이 때문에 낙상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빙판이 생기는 겨울이면 근육이 경직돼 살짝 넘어져도 크게 다칠 수 있다. 꽁꽁 언 노면 때문에 낙상 위험이 커진다. 강현석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넘어져 다쳤을 때는 별다른 외상이나 큰 통증이 없어도 병원에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아픈 것을 그냥 두거나 골절을 자각하지 못해 방치하다 합병증이 생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낙상 환자에게 골절이 많이 생기는 부위는 엉덩이와 손목 관절 부분이다. 엉덩이 관절 주위 골절은 뼈가 약해 감각기관과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70대 이상 노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엉덩이 관절 주위가 골절되면 서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하다. 엉덩이 관절 부위에 체중이 실리기 때문이다. 고령인 남성은 엉덩이 관절 주위에 골절이 생기면 욕창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이른다.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손으로 땅을 짚어 손목 골절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많다. 골다공증이나 골 감소증이 있는 고령 여성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낙상 때문에 생기는 엉덩이 및 손목 관절 골절은 골밀도가 낮은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젊을 때부터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낙상 예방을 위해 스트레칭과 운동을 해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근육을 키워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과도한 각질 제거, 피부 건조 원인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면 환경 변화로 습도가 낮아져 몸이 건조해진다. 피부가 건조해질수록 가려움은 더 심해진다. 가렵다고 함부로 긁으면 증상이 악화된다. 피부를 긁을수록 가려움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히스타민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피부각질층도 떨어져 나간다. 피부각질층은 수분이 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를 계속 긁으면 각질층이 줄어 몸이 더 건조해진다. 자주 때를 밀거나 각질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은 억지로 보호막을 벗기는 것과 같다.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각질층의 지질은 세라미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며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각질제거를 하는 것은 피부에 독이 될 수 있다”며 “세안할 때 과도하게 각질을 제거하거나 기름을 줄이는 제품보다는 보습에 도움이 되는 순한 민감성 세안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하려면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보습제는 수분을 공급하는 습윤형 보습제와 수분 손실을 막는 밀폐형 보습제로 나뉜다. 밀폐형 보습제는 페트롤레이텀 미네랄오일 필수지방산 등이 함유된 것으로 바셀린처럼 끈적임이 있는 보습제다. 습윤형 보습제는 글리세린 프로필렌글리콜 하이드록시산 등이 함유된 것이다. 핸드크림처럼 약간 묽고 부드러우며 잘 흡수되는 보습제를 생각하면 된다. 요즘 시중에서 판매되는 보습제는 대부분 두 성분이 혼합돼 있지만 피부 유형과 사용하는 계절, 사용 부위 등에 따라 성분 비율을 달리하면 효과가 좋다. 선택 전 피부과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을철 피부 건조증을 막기 위해서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비타민C 등을 섭취하면 피부 탄력과 부드러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신체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각종 질환의 방어력을 높여준다.
사우나 등에서 장시간 목욕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어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목욕 시간은 적절하게 제한해야 하고 목욕 후에는 오일이나 로션 등을 발라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유 교수는 “피부 상태에 따라 건성피부는 연고를, 지성피부는 로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연고가 가장 뛰어난 보습 기능을 갖고 있지만 끈적거림이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사용하기 편한 형태를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도움말=이광원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강현석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유박린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