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법안] 상장·금융사, 3년간 정부 지정 회계법인서 감사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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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외감법 개정안 발의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상장사·금융회사가 9년 중 3년은 정부가 지정한 감사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14일 밝혔다.
‘6+3 감사인지정제’ 9년 한시 도입 추진… 재계 “비용 증가” 난색
채 의원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모뉴엘, STX그룹, 효성 등의 잇따른 분식회계 사건에서 보듯 국내 회계시장은 자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가 급감한 상황”이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개정안은 이른바 ‘6+3 감사인지정제’(혼합제)를 9년 동안 한시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9개 사업연도 중 한 차례 연속하는 3개 사업연도에 대해 감사인을 금융감독당국에서 지정받도록 하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상장사, 금융회사 등의 대규모 회사와 법령 위반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임원이 재직 중인 기업 등 시스템 리스크가 큰 회사다. 회사의 자유로운 감사인 선임을 최장 6년 간 허용하되 이후 3년간은 금융감독당국이 지정하는 감사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 제도를 반대해 온 점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9년에 걸쳐 단 1회, 3년 간만 적용하도록 했다. 회사 자율적으로 감사인 지정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개정안은 이와 함께 분식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자료 제출 등 감사인의 요구에 미온적으로 응하면 해당 회사의 감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장사와 금융회사 임원이 고의로 회계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면 7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해 분식회계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매 사업연도 1개월 이내에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해 감사 의견에 회사가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담았다.
채 의원은 “이번 외감법 개정안이 일시적으로 회계시장에 충격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던 낡은 회계관행을 뿌리뽑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분식회계는 단순히 일부 회계감사인 또는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며 “경영진과 감사인선임위원회에 독립적인 감사인 선임을 맡기는 것은 한계가 분명함에도 그동안 정부는 실효성 없는 감사인선임위원회만 손질했다”고 지적했다.이 법안에는 김경진, 김삼화, 김종회, 민병두, 박선숙, 신용현, 이용득, 이용주, 조배숙, 채이배, 천정배, 최경환(국민의당)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서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