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힘 쏟은 대학병원…기술이전 수입 7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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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요람으로 변신
연구인력 46% 늘리고 투자 확대
4년간 315건 기술이전…인프라 개방해 창업도 도와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연구자들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879110.1.jpg)
환자 치료만 하던 대학병원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사업 아이디어를 키우는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학병원의 연구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연구중심병원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315건의 기술을 기업에 이전했다. 병원을 기반으로 한 창업회사도 늘고 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879960.1.jpg)
보건복지부는 2013년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한 뒤 대학병원의 연구분야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23일 발표했다.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인력은 2012년 1803명에서 지난해 2633명으로 46% 늘었다. 연구비는 같은 기간 4800억원에서 6300억원으로 증가했다.
성과도 나왔다. 2013년 이후 연구중심병원은 315건의 기술이전을 해 148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2010~2012년 연평균 8억원에 불과하던 기술이전 수입은 올해 55억원(10월 기준)으로 6.8배 늘었다. 연구중심병원에서 창업한 회사는 16곳인데 이 중 절반이 올해 설립됐다.연구중심병원에서 출원한 국내외 특허는 168건이다. 유전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 확진기술 등 5건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환자 치료에도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 창업 생태계 구축
연구중심병원은 대학병원에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주고 병원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바이오헬스케어산업 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은 매출의 25%를 연구수익으로 올린다. 이 병원의 연구 결과물로 탄생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한 해 매출은 10조원에 달한다. 병원은 매년 일정 비율의 기술료를 받고 있다.하지만 국내 대학병원은 매출의 대부분을 진료 수익에 의존해왔다. 의료접근성이 높아 동네의원을 찾아야 할 경증환자까지 대학병원을 찾으면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졌고 환자쏠림은 심해졌다. 대학병원과 동네의원이 환자를 두고 경쟁한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연구중심병원 제도는 국내 대학병원들이 수익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연구수입 비중 3%→8.9%
병상만 늘리던 대학병원은 2013년을 전후해 연구조직을 강화했다. 의과대학에 진료부원장 외에 연구부원장을 임명했다. 의생명연구센터, 첨단의학연구원 등 연구소도 지었다. 자연히 수입구조도 바뀌었다. 2013년 국내 대형대학병원 전체 수입에서 연구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3%였다. 지난해 이 수치는 8.9%까지 올라갔다.연구 인프라를 개방하는 병원도 늘었다. 연구중심병원이 임상시험 자문, 검사장비 대여 등을 한 사례는 올해에만 1342건이다. 46개 기업은 병원에 입주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