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국 여성의 남다른 아름다움을 풀어낸 광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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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C7
'헤라 러브즈 서울리스타'편화면이 열리면 R&B 가수 안드라 데이의 노래 ‘시티 번즈’가 흐른다. 오픈카를 몰며 다리를 건너는 광고 모델 전지현의 모습이 비친다. 다른 제품 광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국적 풍경이다. 그런데 곧 화면이 경복궁으로 바뀐다. 그리고 여러 한국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배경이 외국이 아니라 서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로 자막이 흐른다. “당신은 왜 아름다움을 먼 곳에서만 찾고 있을까. 진정 눈부신 순간들은 우리의 도시에 살고 있는데.”
R&B가수의 노래가 흐르면 다리 건너는 전지현 모습 비춰
곧이어 화면은 경복궁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다양한 모습 그려
다시 화면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다양한 공간을 보여준다. 그 위로 한국 여성들이 나온다. 그리고 자막이 흐른다. “이제, 분명해졌을 거야. 이 도시가 빛나는 이유는 바로 당신이라는 것.” 이어지는 장면에선 ‘HERA loves SEOULISTA’란 캐치프레이즈가 화면 정중앙을 차지한다. 광고는 전지현의 고혹적인 자태를 보여주며 끝맺는다.
이 광고의 메시지는 이중구도다. 먼저 현대 여성의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을 환기시켜준다. 이른바 ‘걸 파워’ 메시지다. 타인이 설정한 외적 아름다움의 정형성을 좇아가려 하지 말고, 자신만이 가진 독특한 아름다움을 찾아 스스로를 긍정하라는 메시지다. 또 다른 메시지도 들려준다. 광고에 뜨는 마지막 문구 ‘HERA loves SEOULISTA’에서 볼 수 있듯 이 광고는 궁극적으로 서울에 대한 얘기다. 서울의 다양한 풍경 위에 서울 여성들이 자리를 메운다. 광고는 서울이 ‘아름다움을 먼 곳에서 찾을 필요 없는 도시’ ‘이미 눈부신 순간들이 존재하는 도시’라고 말한다. 다른 곳을 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없단 얘기다.
자연스러운 메시지다. 한국 대중문화는 이미 아시아를 제패하고 서구까지 사로잡고 있다. 광고의 소재인 화장품 역시 그렇다.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이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상품을 가지고 해외 여성의 아름다움을 좇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광고는 이미 우리 안에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 아름다움을 바로 ‘당신’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국 화장품의 중심에 헤라가 있다는 것이다.
헤라의 이번 광고는 여타 다른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와는 다르다. 상품 정보를 외쳐대는 고전적 패턴과도, 대표적인 메시지나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전형적인 광고와도 다르다. 상품 정보는 숨어 있고, 메시지는 은유적이며, 이미지는 실험적이다. 이런 비전형적 요소들이 한데 만나 일으킨 화학작용은 놀랄 만하다. 상품을 홍보하면서 동시에 해당 상품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환경을 대변해냈다. 또 광고 자체로서는 예술성까지 확보했다. 신비롭기까지 한 성취다. 이 같은 실험이 앞으로 보다 잦아지길 기대하게 하는, 올해를 대표할 최고의 광고 중 하나다.
이문원 < 미디어워치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