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김홍진 동화기업 사장 "내년 베트남공장 추가증설 완료…해외 개척, 쉬지 않고 달릴 것"

인터뷰

건장재 사업 해외시장서 호조
내년 영업익 1000억 돌파 기대

주택 유지·보수 수요 증가
친환경 제품 꾸준히 내놓을 것

원가 아낀만큼 직원들에게 보상
원가절감 → 보상 → 추가제안 선순환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동화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매번 경신했다.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까지 좋아 질적 성장도 거듭하고 있다. 주력인 건장재 사업은 좁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급성장 중이다. 국내에선 중고차 매매, 미디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홍진 동화기업 사장(사진)은 “해외 법인의 증설 효과와 신규사업 안착 등으로 내년 사상 처음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개선 비결이 궁금합니다.“우선 파티클보드(PB), 중밀도섬유판(MDF) 등 보드 부문이 좋습니다. 친환경 보드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면서 혜택을 봤습니다. 마루 등 건장재 부문은 시장 규모가 작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동화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소폭 높아졌습니다.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이 본격 늘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부터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또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의 실적 성장도 보탬이 됐습니다.”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면 동화기업에 유리합니까.

“PB의 경우 국내에서 친환경 등급인 E0 제품 판매 비중이 약 30%까지 올라갔습니다. 저가 외국산 수요는 그만큼 줄고 있습니다. 동화기업이 생산한 PB의 E0 이상 친환경 제품 비중은 43%에 달합니다. 지난 8월엔 PB 공장의 설비를 더 좋은 것으로 바꿔 기존 대비 친환경 제품 비중이 약 5% 늘었습니다. 올 하반기 국내 대형 가구 업체들은 E0 등급 PB를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보드 등급은 방출하는 포름알데히드 양에 따라 △SE0(포름알데히드 0.3㎎/L 이하) △E0(0.3~0.5㎎/L) △E1(0.5~1.5㎎/L) △E2(1.5㎎/L 이상)로 구분한다. E0 등급 이상을 친환경 제품으로 분류한다. 등급이 한 단계 높아질수록 제품 가격은 15~20%가량 껑충 뛴다.

▷MDF 제품도 친환경 수요가 많습니까.

“PB보다는 친환경 비중이 다소 떨어집니다. 동화기업의 MDF 생산 물량 중 약 16%가 E0 등급입니다. 2019년 이후에는 대부분 E0 이상 등급이 될 것입니다. PB와 달리 MDF는 국내에서 공급이 넘칩니다. 가격 경쟁도 그만큼 치열합니다. 친환경 제품 위주로 경쟁이 바뀌면 가격보다 품질 위주로 경쟁 구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내년 주택시장과 경영환경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아파트 신규 분양물량이 줄고 기존 주택의 유지·보수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건설사에 납품하는 특판 제품뿐 아니라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꾸미는 시장에 대응한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강화마루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 시장 국내 1위인 동화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마루는 원목마루, 합판마루, 강화마루, 강마루로 구분합니다. 제품마다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강화마루는 고밀도섬유판(HDF)에 원목무늬 필름을 입힌 것을 말합니다. 외부 충격에 강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접착제를 쓰지 않고 이어 붙여 시공하기 때문에 다소 뜰 수 있습니다. 합판마루는 천연 질감이어서 표현력이 좋고 열전도성도 높지만 긁힘이나 찍힘에 약합니다. 요즘 시장에선 강화마루와 합판마루 장점을 섞은 강마루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동화기업도 여기에 맞춰 작년부터 ‘나투스’란 이름의 강마루 제품을 내놨습니다. 올 3분기까지 강마루 판매가 작년 연간 판매실적에 근접했습니다.”

▷마루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 앞으로 나올 제품도 소개해 주십시오.

“다음달 국내산 소나무를 소재로 하면서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매우 낮은 SE0 등급의 강마루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2년 넘게 개발한 이 제품은 지난달 대리점 시험 판매 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제품을 우선 달라고 대리점에서 아우성입니다. 단시간 안에 강화마루 판매량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베트남 법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선 2라인이 내년 2월께 완공될 예정입니다. 기존 1라인이 연간 30만㎥의 MDF를 생산할 수 있는데 2라인이 완성되면 18만㎥가 추가됩니다. 현재는 1라인에서 두께 4.5㎜ 이상 중후판과 그 이하 박판을 같이 만듭니다. 2라인은 박판만 생산할 예정이어서 1라인을 중후판 생산 전용으로 쓸 수 있습니다. 그만큼 생산 효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연간 400억~5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합니다.”

▷해외시장 전략이 궁금합니다.

“생산뿐 아니라 판매도 확장 중입니다.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에 건장재 판매법인 동화베트남을 설립해 현지 아파트 특판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습니다. 동화베트남은 설립 3개월 만에 호찌민 투티엠 지역에 건설 중인 약 800세대 주택 단지에 강화마루를 납품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말레이시아 생산법인은 지난 4월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열었습니다. 테헤란 지사를 중심으로 중동지역 신규 고객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효과적인 원가절감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수익성이 높아진 요즘도 이 운동을 지속하고 있습니까.

“올해 임직원들이 낸 원가절감 제안이 6300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4년엔 4800건, 작년엔 5300건이었습니다. 현재 1인당 평균 10건 이상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생산 혁신활동은 체질을 강화해 시장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 이 운동을 했을 땐 임직원들 불만이 많았습니다. 뭐든 줄이자고 하면 임직원 거부감이 큽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냅니다. 원가를 아낀 만큼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주니 더 자신감을 갖고 많은 제안을 합니다. 제안, 원가절감, 보상, 추가 제안으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올해 실적은 얼마나 될까요.“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몇십억원 더 나올 것으로 봅니다. 내년에는 1000억원을 넘기는 게 목표입니다. 올해 매출은 국내는 다소 줄고 해외는 늘어 전체적으론 소폭 증가할 것 같습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