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카오, O2O 플랫폼으로 '제2 카카오택시' 키운다

O2O 플랫폼 통한 스타트업 지원안 발표
공급자 확보·인프라 구축·연결 접점 제공

정주환 부사장 "카카오택시, 전에 없던 가치 만들어"
정주환 카카오 O2O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이 24일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캠퍼스 토크: O2O 스타트업 위드 플랫폼' 행사에서 카카오의 O2O 플랫폼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카카오 제공
[ 박희진 기자 ] "태극기랑 난초 화분은 꼭 있어요. 컴퓨터는 없는 곳이 더 많아요. 전국 어느 택시회사 사무실에 가더라도 비슷합니다."

정주환 카카오 온·오프라인 연계(O2O)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사진)이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며 겪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국내 O2O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평소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도 잘 쓰지 않는 택시 기사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권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정 부사장은 24일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캠퍼스 토크: O2O 스타트업 위드 플랫폼' 행사에서 "O2O 스타트업이 기존 업계 종사자들을 설득하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며 "카카오 O2O 플랫폼은 O2O 사업자들이 직면하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최근 O2O 사업 전략을 택시, 대리운전, 주차 등 '스마트모빌리티'와 '개방형 플랫폼'으로 이원화한다고 발표했다. 교통 분야 O2O 서비스는 지금처럼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분야에선 외부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플랫폼만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가치 만드는 '연결경제 플랫폼'이날 정 부사장은 파트너사들이 카카오 O2O 플랫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 중 하나로 인지도 제고와 업계 종사자 확보를 꼽았다. 예를 들면 택시기사가 카카오택시를, 대리운전기사가 카카오드라이버를 쓰게 만드는 일이다. 이같은 과정은 O2O 서비스의 확장 측면에서 특히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O2O 스타트업들을 만나보니 특정 지역에 한정된 서비스들이 많았다"며 "벤처캐피탈(VC)도 O2O 업체 투자시 전국적인 확장 여부를 중요하게 따진다. O2O 스타트업이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면 큰 우려 하나는 덜어낸 셈"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O2O 플랫폼의 지향점은 거래 이상의 기회를 만드는 '연결경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기존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카카오택시를 그 사례로 들었다. 카카오택시는 현재 전국 택시기사의 92%가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카카오택시 이용 기사들의 수익은 서비스 출시 전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계로 보면 연간 7500억원의 추가 소득 효과가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7월부터 5개 수입차 브랜드와 진행하고 있는 수입차 시승행사 역시 카카오택시가 새로운 가치를 만든 사례"라며 "수입차 시승 이용자에겐 해당 브랜드 배너 광고가 뜨는데 광고 클릭율(CTR)이 40%에 달할 정도다. 배너 광고 CTR은 보통 2~3%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수요 있는 곳에 서비스 연결카카오택시와 같은 성공 사례가 O2O 플랫폼에서 나오도록 카카오가 인지도 제고부터 마케팅, 서비스간 연계, 결제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우수한 O2O 서비스들이 개별적으로 있을 때보다 플랫폼에 들어왔을 때 더 많은 이용자들과 연결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용자가 생활 속에서 수요가 발생하면 모바일에서 서비스를 찾고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받는 모든 과정에 카카오가 연결 접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가 3년전 처음 O2O 사업에 관심을 가졌을 때와 달리 최근엔 파트너사로 함께 할 만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아졌다"며 "그런 서비스들이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발견,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카카오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O2O 플랫폼을 통한 카카오의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수수료, 광고, 공동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