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허름한 동네 서점도 지식의 요람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
“서점은 언제나 대로변에 있다. 그것은 책에서 책으로 말고는 어느 곳으로도 통하지 않는 길이며 그 자신에게만 이어지는, 무한히 재인쇄되는 흔적과 활자만을 따라가는 길, 그 길을 따라가면 감동적이면서도 섬세한 사유의 거래가 끊이지 않는 큰 길이 있다.”

장-뤼크 낭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철학과 교수가 쓴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는 책과 서점에 대한 에세이다. 그는 길모퉁이에 있는 허름하고 작은 책방도 실은 놀라운 지식이 가득한 곳이라고 주장한다.저자에 따르면 책은 생각의 교류가 일어나는 장소다. 얼핏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책을 쓰는 사람도 집필 전 독자로서 많은 책을 읽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서의 세계에서 접촉과 참여가 다양한 방식으로 무한히 되풀이된다”고 말한다.(이선희 옮김, 길, 96쪽, 1만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