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위해 증자까지 한 알리안츠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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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본사가 돈 주고 중국 안방보험에 넘긴 셈
매각완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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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보험은 지난 4월 알리안츠생명을 300만달러(약 35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알리안츠그룹과 맺었다. 이후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37만4000주를 주당 50만원씩에 발행하는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다고 25일 공시했다.이번 증자는 알리안츠그룹이 안방보험 측에 인수합병(M&A)이 이뤄지기 전 자본확충을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9월 노사 합의로 단체협약을 개정,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기로 한 데 이어 유상증자까지 하면 M&A 준비 절차를 거의 마치게 된다.
보험업계에선 알리안츠생명 매각 과정을 통해 국내 보험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돈을 추가로 주고 알리안츠생명을 안방보험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알리안츠생명의 자산은 16조원이 넘지만 올해 8월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이 841억원으로 적자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속되는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부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부채 급증 가능성 등으로 보험사들은 자본잠식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유상증자로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 작업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안방보험은 지난 8월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는 등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