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 "K리그, 뉴미디어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날개'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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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1
문체부 주최·한경 공동 주관
찰리 신 MLS 선임이사
잘나가는 미국 프로축구리그, SNS 등으로 팬들 끌어모아
20년새 구단 가치 30배 성장
K리그도 성적주의 버리고 팬과 소통할 새 콘텐츠 개발

“뉴 미디어가 TV 중계권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나요?”(조연상 K리그 사무국장)“경기 생중계가 아니라 선수와 구단의 스토리를 콘텐츠로 제작해 차별화하면 됩니다.”(찰리 신)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30일 열린 ‘2016 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중 400여명에게 관심을 끈 주제는 ‘프로스포츠계에 확산되고 있는 뉴 미디어 역할’과 ‘한국 프로축구 K리그 활성화 방안’이다. 찰리 신 프로축구 메이저리그(MLS) 선임이사는 “K리그 구단들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며 리그 우승보다 뉴 미디어를 통해 팬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경로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경제신문사, 한국경제TV가 공동 주관한 이 행사에는 찰리 신 선임이사 등 국내외 스포츠 전문가 15명이 참여했다.‘코드 커팅’ 확산

스토리텔링으로 팬 사로잡아야
뉴 미디어의 영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K리그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유겸 서울대 교수(체육과)는 “K리그의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996년 1만500명에서 지난해 7700명으로 20년 사이 30% 감소했다”며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인기가 높아졌을 뿐 국내 리그까지 옮겨오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현상 사무국장은 “K리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 미디어를 활용, 경기장 안팎에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팬층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들이 콘텐츠 개발보다 경기 결과, 우승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투자를 이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신 선임이사는 “한국 프로스포츠 후원사들은 ‘우승하면 관중이 경기장에 올 것’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산업 측면에서 스포츠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중과 팬이 없으면 구단이 없고 구단이 없으면 리그도 없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선수와 구단의 다양한 스토리텔링, 축구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뉴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프로스포츠는 중계권료와 입장권 판매가 주 수입원”이라며 “뉴 미디어는 TV 중계권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하고, 이는 입장권 매출 비중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코드 커팅
유료 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 넷플릭스와 구글 크롬캐스트 등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사업자의 등장으로 코드 커팅이 확산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