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TPP 탈퇴 선언에 급물살 타는 RCEP 협상

인도네시아서 16개국 회동
상품·서비스 절충안 모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대항마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RCEP 16차 공식 협상이 6~10일 인도네시아 탕그랑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에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TPP에 참가하는 12개국은 지난 2월 협정문에 서명을 마치고 발효를 코앞에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달 “취임 후 즉시 TPP를 폐기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임기 내에 의회 비준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미국이 없는 TPP는 의미가 없다. 재협상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익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말했다.

TPP 발효가 불투명해지면서 RCEP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15차 회의에서는 13개 협상 챕터 중 경제기술협력 분야에 대한 타결이 이뤄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상품·서비스·투자 관련 시장접근 분야에서 절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유명희 산업부 FTA 교섭관을 수석대표로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등 50명을 보내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