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시대 ①경제-2]박상현 "美 국채금리 2.5% 넘으면 충격 올 것"

☞ [트럼프노믹스 시대 ①경제-1]"세계 경제, 트럼프 목에 달릴 방울이 중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경제의 핵심은 금리가 될 것입니다. 성장 없이 금리만 폭등한다면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을거라 봅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상무·사진)는 지난 5일 '트럼프노믹스' 시대에서는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8일 트럼프 당선 이후 50bp(1bp=0.01%) 급등했다.

그는 1991년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이코노미스트 생활을 시작해, 26년째 경제를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은 그의 주요 경제 공약인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트럼프노믹스는 확대 재정정책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축으로 한다. 이는 재정수지 적자 확대와 자산가격 상승(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박 상무는 "문제는 금리의 상승 속도"라며 "금리가 급등할 경우 각종 자산가격의 조정 압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가 트럼프노믹스로 인한 경제 성장과 함께 완만하게 상승한다면, 안정적 자산가격 상승(리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기업들의 이익이나 투자가 확대될 수 있고,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져 신흥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반면 경제 개선 없이 금리만 급등하면 채권 가격 하락,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 또 고금리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어려워진다. 경제 전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금리와 함께 달러의 강세폭이 확대된다면 미국과 비미국, 특히 신흥국간 금리격차 확대로 신흥국에서의 자금이탈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환경이 어떤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수요가 좋아지면서 나타나는 인플레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만, 돈만 많이 풀려서 물가가 올라가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5% 수준을 넘으면 위험 신호"라며 "미국의 내년 예상 명목경제성장률(실질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정도가 적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5%를 넘어가면 자산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물론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넘어선 호조를 보인다면, 2.5% 이상에서도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 상무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기간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가 언급해 온 극단적 보호무역주의의 방향에 주목했다.

박 상무는 "트럼프가 그간의 발언을 100% 이행하지 못한다고 해도, 언제든지 돌발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 리스크로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에 투기성 자금이 많아지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내년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트럼프노믹스 시대 ②외환]'기세등등' 달러화 언제까지…"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 1190원"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