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30년 전 나'를 만나는 판타지멜로…중년 남성의 세밀한 감성 녹여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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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봉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주연 맡은 김윤석
프랑스 기욤 뮈소의 동명소설 영화화
강한 캐릭터서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
흥행보다 예술성 높은 작품 남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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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짜장면만 먹을 순 없고, 때로는 육개장도 먹고 싶잖아요. 멜로란 장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멜로 하면 뭔가 좀 힘이 없고 유들유들한 느낌인데, 이 작품은 담백하고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울고불고하는 것도 없었고요. 일상생활을 하는 중년 남성 역이란 배역에도 끌렸습니다.”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기승전결이 적절하게 배치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른바 ‘타임슬립’(시간을 건너뛰는 설정)물인데, 과거로 돌아가 타인이 아니라 자기를 만나는 설정이 흥미롭다. 게다가 수현은 과거의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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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관에서 연 일반 시사회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4점을 받았습니다. 제 출연작 중 최고예요. 호평을 받은 ‘완득이’는 4.38이었어요. 완성작을 보니 타임슬립 기교를 과하게 부리지 않고 절제한 연출이 마음에 듭니다. 경험이 많아지다 보니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이 큰 영화를 남기고 싶어져요.”
극 중 수현은 잘못된 과거를 바꿀 경우 현재의 사랑하는 딸이 사라질 수 있는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의 김윤석은 어떨까. “과거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애초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아내와 두 딸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하하.”스릴러나 드라마 장르를 많이 하다가 뒤늦게 멜로 연기를 한 데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멜로란 마음으로 대결해야 하는 장르니까 세밀한 감성을 건드려야 합니다. 남성은 중년에 오히려 더 감성적으로 변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종종 우니까요.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K팝 스타’에서 영혼으로 노래를 부르는 출연자를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어요. 앞으로도 좋은 멜로가 나오면 꾸준히 출연할 계획입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