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내년 상반기 상장 추진…매각·IPO '투트랙' 전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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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결정 '후폭풍'▶마켓인사이트 12월9일 오전 9시27분
중국 인수후보와 매각협상 난항
대주주 MBK파트너스 전략 수정
IPO로 기업가치 제고도 기대
국내 5위 생명보험회사 ING생명이 내년 상반기 증시에 상장한다. ING생명 주식을 100%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추진해온 매각작업이 장기화되자 기업공개(IPO)로 방향을 틀어서다.◆“내년 2분기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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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인수 후보 중 일부는 MBK가 원하는 3조원 이상의 가격을 써내는 등 인수의지가 강했지만 사드 배치 결정 직후부터 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핵심사업과 관련 없는 10억달러 이상의 해외 투자를 막는 등 중국의 해외투자 규제가 강화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ING생명은 2월 매각 결정 이후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털, 중국계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과 협상을 벌였다.
ING생명이 IPO로 선회한 데는 생명보험사의 기업 가치가 좀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점도 한몫했다. 2021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당초 예상보다 보험사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향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은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되 보험사의 미래 이익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전환 시점에 공정가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자본금 확충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장된 생보사 주가가 뛰었다.◆매각도 병행…‘투트랙 전략’
매각자인 MBK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ING생명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서다. 올해 상각전 이익(EBITDA)은 전년보다 10%가량 늘어난 4000억원대 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MBK는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1조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올해 1월 차환하는 데 성공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다.
MBK는 ING생명의 IPO를 추진하되 적당한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으로 다시 전환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IPO와 매각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국계 기업이 다시 인수 의사를 밝히면 팔 수도 있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며 “IPO를 통해 MBK의 보유 지분을 줄인 뒤 매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ING생명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 31조7984억원으로 업계 5위다. 2014년 2235억원, 지난해 304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MBK는 2013년 말 이 회사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사들였다.
정소람/박신영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