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은폐 지시' 귀국 전 최순실 육성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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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3차 청문회…'비선 진료' 논란
"완전 조작으로 몰아라" 전화…고영태에 위증 종용
김상만 "대통령에게 두세번 정도 태반주사 놨다"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뒷줄 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3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뒷줄 오른쪽은 정기양 연세대 피부과 교수(전 대통령 자문의).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612/AA.12989577.1.jpg)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은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박 대통령이) 필러를 맞으며 혈관을 터뜨려서 피멍이 든 것 같다”고 말했다.김 원장은 “박 대통령 얼굴에 피멍 자국이 있는데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필러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4년 5월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찍힌 사진을 제시하며 필러 시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후로 박 대통령이 유가족 면담을 사흘 앞두고 있을 때다. 김 원장은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원장이 최순실 씨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밤에 청와대에 들어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없다”고 했다가 “2014년 2월 처음 연락이 와서 들어갔다” “피부 트러블이 있다든지 해외 순방을 다녀와서 얼굴이 부었을 때 몇 번 들어갔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박 대통령에게 안면 시술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필러 시술을 누가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난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는 “박 대통령에게 두세 번 정도 태반주사를 놓았다”며 “외부에서 갖고 갔다”고 말했다. 김 전 자문의는 “태반주사는 직접 놓았고 혈관주사는 전달만 했다”며 “혈관주사를 누가 놓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은 청와대 지시로 해외 순방단에서 제외됐다고 증언했다. 정 전 원장은 “당초 2015년 중동 순방 멤버였다가 막판에 배제됐는데 맞느냐”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청와대 지시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정 전 원장은 또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가 찾아와 ‘위의 뜻이니 거취를 정해 달라’고 했다”며 “(위는) 청와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원장은 지난해 7월 보건산업진흥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경질을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문회에선 최씨가 측근들에게 국정농단 사건을 은폐할 것을 지시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씨는 독일 체류 중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전화해 “고(영태)에게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이성한(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돈도 요구하고 했다고 (말하게) 하지 않으면 다 죽어”라고 말했다.청와대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16일 현장조사 방침에 대해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로 현장조사가 이뤄지면 경비시스템 등 기밀사항 노출이 불가피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