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네 번째 러·일 정상회담 '소문난 잔치' 그치나

푸틴 대통령, 11년 만에 일본 방문
15~16일 아베 총리와 회담

러 "쿠릴섬 반환은 다른 이야기"
공동성명, 평화조약 넣지 않을 듯
지난달 APEC 개최지인 페루 리마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경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16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과 경제협력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14일 NHK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5일 아베 총리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현 나가토시 온천료칸(일본식 숙소)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한다.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2005년 11월 이후 11년 만이다. 양국 정상 간 회담은 올 들어서만 네 번째로, 아베 총리 집권 후 16번째 만남이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첫째 날 푸틴 대통령과 쿠릴 4개섬 반환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평화조약 체결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방일 전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개 섬 반환은 “(소·일공동선언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양국은 1956년 소·일공동선언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한 뒤 시코탄, 하보마이 2개 섬을 반환하기로 했지만 평화조약은 체결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동성명에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양국의 의지와 해결 방안이 담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양국 정상은 16일 도쿄로 이동해 총리 관저에서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 5월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제안한 8개 분야 경제협력과 관련한 세부 항목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을 우선으로 하는 데 비해 아베 총리는 영토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회담 결과가 일본 내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