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기자의 터치 나인티] 발끝 오르막은 '오른쪽'·내리막은 '왼쪽'…목표보다 '오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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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사지'트러블 샷'스크린골프장 골프존파크에서 야마하골프 소속 김민서 프로에게 4주 동안 레슨받은 뒤 나선 필드 중간점검. 충북 충주시 세일CC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정조준’ 문제로 따끔하게 지적을 받은 뒤 두 번째 문제에 직면했다. ‘백돌이’ 특유의 슬라이스 샷으로 공은 번번이 페어웨이 우측 러프로 향했다. 평지에서도 부족한 실력은 경사진 곳에서 민낯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오르막 경사에서 ‘제대로 잘 쳤다’는 느낌이 들어도 공은 보란 듯이 왼쪽으로 크게 휘는 훅 구질을 보였다는 것이다. 김 프로는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의 특성과 공략법을 이해하면 슬기롭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사면에 어깨 맞추고 하체는 단단히 고정해야
욕심 버리고 4분의 3 스윙
엉덩이 뒤로 빠지면 톱볼
쓸어치듯 부드럽게 쳐야
![최진석 기자가 충북 충주시 세일CC에서 김민서 프로에게 트러블 샷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오르막(왼쪽 사진)에선 클럽을 짧게 쥐고 상체를 세운다. 내리막에선 상체를 숙여 공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612/01.12998652.1.jpg)
하체를 고정한 뒤 스윙할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김 프로는 “하체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풀스윙은 불가능하다”며 “팔로 휘두른다는 기분으로 치되 백스윙은 4분의 3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경사에 순응하라골프장에서 백돌이들이 가장 좌절을 하는 곳이 경사지일 것이다. 중요한 건 경사를 이기려 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경사에 순응하고 이에 맞춰 자세를 잡은 뒤 스윙해야 한다.
흔하게 접하는 발끝 내리막 경사와 발끝 오르막 경사 대처법을 알아봤다. 발끝 내리막에선 공을 칠 때 목표보다 왼쪽을 조준한다. 이유는 중력 때문이다. 공이 발보다 아래에 있을 때 샷을 하면, 공이 경사면과 수직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결국 목표지점보다 오른쪽으로 날아가는 슬라이스 구질이 나온다. 게다가 공이 발 아래에 있기에 클럽을 휘두르면 헤드가 열린 채로 공을 때리기 십상이다. 김 프로는 “발끝 내리막에선 무게중심을 발 앞에 두고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인 뒤 샷을 해야 한다”며 “엉덩이를 뒤로 빼고 주저앉은 채 샷을 하면 공의 머리 부분을 치는 톱볼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샷을 할 때 클럽헤드 힐 부분(안쪽 부분)으로 친다는 생각을 갖고 쓸어치듯 스윙하면 슬라이스 구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발끝 오르막에선 목표보다 오른쪽을 조준한다. 어드레스를 할 때 클럽을 짧게 잡고 상체를 세우며, 무게 중심은 발끝에 둔다. 중심을 발 뒤쪽에 두면 몸이 뒤로 넘어갈 수 있다. 스윙할 때는 클럽헤드의 토(바깥쪽 끝) 부분으로 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김 프로는 “오르막이기 때문에 중력에 의해 공은 경사와 수직 방향인 왼쪽으로 향하기 마련”이라며 “위와 같이 자세를 잡고 스윙한다 해도 공이 왼쪽으로 향하는 걸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경사가 심할수록 목표보다 오른쪽을 많이 보고 스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사가 심할수록 경사와 어깨를 평행하게 만들도록 신경써야 한다”며 “이를 무시한 채 치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공이 날아간다”고 덧붙였다.골프장에서 경사의 종류는 다양하다. 얕은 경사와 급경사가 있는가 하면 왼발 내리막, 왼발 오르막 라이도 있다. 김 프로는 “먼저 발끝 오르막과 내리막에서의 샷에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복잡한 라이 공략법을 익혀야 한다”며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지형지물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