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 이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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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고(故) 이태영 변호사는 국내 1호 여성 변호사이자 여성 인권 신장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사회운동가다.
1914년 8월10일 평안북도 운산군에서 태어났다. 부친을 일찍 잃어 집안 살림은 어려웠지만, 이 변호사의 어머니는 딸에게 고등교육을 시켰다. 1936년 이화여자전문학교 가사과를 수석 졸업하고, 1946년 33세에 서울대 법대 최초의 여학생으로 입학해 1950년 2월 졸업했다. 1952년 제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지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반대로 판사에 임용되지 못하고 변호사가 됐다.1956년 8월 서울에 여성법률상담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를 세워 여성 차별 철폐를 위한 가족법 개정운동을 주도했다. 1963년 가정법원 설치에 핵심적 역할을 했고, 1976년엔 서울 여의도에 여성백인회관을 세웠다. 또 1974년 11월 민주회복국민선언,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1989년 남녀 상속지분 차별을 없애고, 배우자의 재산분할 청구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족법이 개정된 데엔 이 변호사의 공이 컸다.
하지만 만년에 치매로 오랫동안 투병했다. 1998년 12월17일 서울 봉원동 자택에서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