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박용철 사망 진실은?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 사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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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5촌간의 살인사건
2011년 9월 6일 새벽, 불빛 하나 없는 북한산의 주차장에서 한 남자가 참혹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된다. 자신의 차량 옆에서 엎드린 채 발견된 남자의 확인된 신원은 ‘박용철’씨로 캐나다 국적이었고,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표의 5촌 조카로 밝혀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전날 그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박씨의 사촌 형 박용수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4시간 후, 용의자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약 3km 떨어진 북한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 된다.경찰은 현장 인근까지 데려다 준 대리기사, 전날 술자리에 동석했던 지인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평소 금전관계 등으로 갈등이 지속된 두 사촌 사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사촌 형인 박용수씨가 동생 박용철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 종결했다. 사건은 당시 ‘박근혜 대표 5촌간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조금씩 잊혀져갔다.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5년 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 사건에 배후 세력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편에서는 2011년 9월 6일 새벽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박용철(당시 50세)-박용수(당시 52세) 씨의 죽음을 추적해 보도했다.두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무희 씨 손자로, 사촌 사이다.
용수 씨가 감정이 좋지 않았던 용철 씨를 북한산 주차장에서 흉기로 살해하고 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게 당시 수사 당국의 결론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러나 "용수 씨가 용철 씨를 살해한 뒤 자살했다고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많다"면서 "제삼자의 존재가 의심되는 지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사건 기록을 검토한 법의학자, 범죄심리학자들은 ▲ 용수 씨 자살 장소가 용철 씨 살해 현장에서 어두운 산길을 2시간 걸어야 하는 곳인 점 ▲ 용철 씨뿐 아니라 용수 씨 몸에서도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발견된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자살을 앞둔 사람이 더 저렴하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거나 ‘절대 땅에 묻지 말고 화장해 달라’는 유서를 남긴 것 역시 이상한 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살해된 박용철씨의 경호원 A씨 역시 부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A씨는 박씨가 살해된 지 약 1년만에 사망했는데 사인은 라면을 먹다가 사레가 들렸다는 것.A씨의 지인은 “멀쩡한 친구가 무슨 라면을 먹고 죽는가 했다”며 “천식이 있어 그랬다는데, 천식이 있으면 계속 기침을 해야 한다. 그 친구가 기침을 하는 걸 절대 못 봤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용수 씨가 자살하기 직전 설사약을 먹은 점과 사건이 벌어진 시각 등산로 입구의 출입 확인 기계에 3명이 기록된 점도 의문을 더하는 요소였다.
범죄심리학자인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아예 용철 씨 공격을 계획할 때부터 뒤이어서 용수 씨를 제거할 계획까지 함께 세웠을 기획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제작진은 "이들의 죽음 뒤에 은폐된 진실이 존재한다면 그 진실은 용철 씨가 관여한 한 재단과 연관됐을 거라는 게 주변인들 주장"이라면서 육영재단 암투를 연결지었다.
방송에 따르면 용철 씨는 2006년 무렵 박근혜 대선 후보를 돕고자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용철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2007년 육영재단 폭력사태 이후 박근령 이사장은 해임되고 박지만 EG 회장의 측근이 임명됐다.
박근령씨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이후 "박근혜 전 대표 묵인하에 박지만 씨가 육영재단을 강탈했으며 박지만 씨 측근이 박근령 씨 남편을 납치하려고 한다"고 공개 주장했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이때 "박지만 회장으로부터 팽 당한" 상황이던 용철 씨는 신 총재를 무죄로 만들어줄, 신 총재 납치 미수 사건의 진상을 밝힐 녹취 파일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겨 있다고 증언한다.
그는 그러나 법정 증언을 20여 일 앞두고 살해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전 남편인 정윤회 씨도 거론됐다.
용철씨 최측근이었다는 한 제보자는 제작진과 두바이에서 만나 "박용철이 1천만 달러를 협상하면서 정윤회 씨와 통화하는 걸 몇 번 들었다"면서 "증언을 안 하는 조건이었는데 약속한 대로 돈을 받지 못하자 애가 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만 EG 회장은 이에 대한 SBS 취재 요청에 "현 시국에 취재에 응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이라 믿기 힘들 정도의 무서운 이야기.이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14.9%의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으며 방송 다시보기 또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2011년 9월 6일 새벽, 불빛 하나 없는 북한산의 주차장에서 한 남자가 참혹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된다. 자신의 차량 옆에서 엎드린 채 발견된 남자의 확인된 신원은 ‘박용철’씨로 캐나다 국적이었고,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표의 5촌 조카로 밝혀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전날 그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박씨의 사촌 형 박용수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4시간 후, 용의자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약 3km 떨어진 북한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 된다.경찰은 현장 인근까지 데려다 준 대리기사, 전날 술자리에 동석했던 지인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평소 금전관계 등으로 갈등이 지속된 두 사촌 사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사촌 형인 박용수씨가 동생 박용철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 종결했다. 사건은 당시 ‘박근혜 대표 5촌간 살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조금씩 잊혀져갔다.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5년 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 사건에 배후 세력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편에서는 2011년 9월 6일 새벽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박용철(당시 50세)-박용수(당시 52세) 씨의 죽음을 추적해 보도했다.두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무희 씨 손자로, 사촌 사이다.
용수 씨가 감정이 좋지 않았던 용철 씨를 북한산 주차장에서 흉기로 살해하고 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게 당시 수사 당국의 결론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러나 "용수 씨가 용철 씨를 살해한 뒤 자살했다고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점들이 많다"면서 "제삼자의 존재가 의심되는 지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사건 기록을 검토한 법의학자, 범죄심리학자들은 ▲ 용수 씨 자살 장소가 용철 씨 살해 현장에서 어두운 산길을 2시간 걸어야 하는 곳인 점 ▲ 용철 씨뿐 아니라 용수 씨 몸에서도 수면유도제 졸피뎀이 발견된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자살을 앞둔 사람이 더 저렴하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거나 ‘절대 땅에 묻지 말고 화장해 달라’는 유서를 남긴 것 역시 이상한 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살해된 박용철씨의 경호원 A씨 역시 부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A씨는 박씨가 살해된 지 약 1년만에 사망했는데 사인은 라면을 먹다가 사레가 들렸다는 것.A씨의 지인은 “멀쩡한 친구가 무슨 라면을 먹고 죽는가 했다”며 “천식이 있어 그랬다는데, 천식이 있으면 계속 기침을 해야 한다. 그 친구가 기침을 하는 걸 절대 못 봤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용수 씨가 자살하기 직전 설사약을 먹은 점과 사건이 벌어진 시각 등산로 입구의 출입 확인 기계에 3명이 기록된 점도 의문을 더하는 요소였다.
범죄심리학자인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아예 용철 씨 공격을 계획할 때부터 뒤이어서 용수 씨를 제거할 계획까지 함께 세웠을 기획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제작진은 "이들의 죽음 뒤에 은폐된 진실이 존재한다면 그 진실은 용철 씨가 관여한 한 재단과 연관됐을 거라는 게 주변인들 주장"이라면서 육영재단 암투를 연결지었다.
방송에 따르면 용철 씨는 2006년 무렵 박근혜 대선 후보를 돕고자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용철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2007년 육영재단 폭력사태 이후 박근령 이사장은 해임되고 박지만 EG 회장의 측근이 임명됐다.
박근령씨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이후 "박근혜 전 대표 묵인하에 박지만 씨가 육영재단을 강탈했으며 박지만 씨 측근이 박근령 씨 남편을 납치하려고 한다"고 공개 주장했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이때 "박지만 회장으로부터 팽 당한" 상황이던 용철 씨는 신 총재를 무죄로 만들어줄, 신 총재 납치 미수 사건의 진상을 밝힐 녹취 파일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겨 있다고 증언한다.
그는 그러나 법정 증언을 20여 일 앞두고 살해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전 남편인 정윤회 씨도 거론됐다.
용철씨 최측근이었다는 한 제보자는 제작진과 두바이에서 만나 "박용철이 1천만 달러를 협상하면서 정윤회 씨와 통화하는 걸 몇 번 들었다"면서 "증언을 안 하는 조건이었는데 약속한 대로 돈을 받지 못하자 애가 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만 EG 회장은 이에 대한 SBS 취재 요청에 "현 시국에 취재에 응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실이라 믿기 힘들 정도의 무서운 이야기.이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14.9%의 전국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으며 방송 다시보기 또한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